이정환 거래소 이사장 사퇴 배경은?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이정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3일 결국 물러났다. 취임 후 1년7개월만이다.지난해 3월 이사장에 선임된 이 이사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거래소에 대한 허가주의 도입을 위한 의원입법안이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현 정부와의 불협화음을 최소화시켜 공공기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거래소 이사장 선임 당시 이명박 정부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인사가 유력 후보로 부각됐지만 '이사장추천위원회'에서 당시 이정환 후보를 적격자로 평가했다. 이 후 거래소 비리에 대해 검찰 수사 및 감사원 감사가 실시됐고 결국 올해 1월 29일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됐다. 오비이락격이지만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등 일련의 과정이 이사장 선임 과정 때문이었다는 책임론 까지 제기돼 왔다. 실제 이 이사장도 지난 3월 19일 "시중에는 저 때문에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며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하면 사임하겠다는 조건부 사퇴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방만경영 관련 여론의 질타를 최소화시키겠다는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고임금 및 방만경영, 수수료 체계 등을 주된 이슈로 삼을 계획이었다. 특히 고임금 관련해서 올들어 직원 임금 동결, 기관장 임금 50% 이상 삭감 등을 단행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증시 불황에도 불구하고 증가한 성과급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거래소는 올해 초 이정환 이사장에게 지난해분 성과급으로 기본급(3억7100만원)의 113%인 4억1900만원을 지급했다. 이는 지난해 3억6000만원에 비해 5900만원(16.4%) 늘어났다. 이사장뿐 아니라 상임감사의 지난해분 성과급도 2억3400만원으로 2006년(1억5700만원)에 비해 50% 늘었으며 본부장들의 성과급 도 해마다 20%가량 증가했다. 한편 참여정부 시절 거래소 총무이사로 옮겨온 이 이사장은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17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재경부 국고국장과 공보관, 국무조정실 심사평가조정관, 국무총리 정책상황실장을 거쳐 2005년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은 후 지난해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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