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국감]경기부양(?)위해 한의사·세무사·주점지원

가이드라인 없어 혼선초래실적 위주 밀어내기식 예산집행 낭비경기활성화 무관한 사업도 조기재정집행감사원 가이드라인 요청에도 재정부 미온적 대처[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소상공인의 창업 및 경영개선을 위한 자금 지원 사업에 한의사, 법무사, 세무사 등 고 소득자는 물론, 여관,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에 부적절하게 지원된 것으로 들어났다.글로벌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올해 재정조기집행에 나섰지만 이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없어 적지 않은 혼선을 초래했고, 불필요한 사업에 지원되면서 예산의 상당수가 낭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재정부가 집행률을 의식해 밀어내기식 재정집행을 하다 보니 경기활성화에 무관한 사업까지도 지원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감사원의 재정조기집행 실태 점검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소상공인 창업 및 경영개선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5000억 원의 예산 가운데, 한의원?수의사(13명, 5억), 법무사·세무사 등(25명, 9억), 여관·모텔(43명, 13억), 노래방·단란주점(93명, 21억) 등에 지원되어 부적절하게 운영됐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매월 법정금액을 균등지급하는 생계급여 등 예산도 조기집행대상으로 선정하면서 시도에 밀어내기식 교부했지만 실제 집행은 교부금의 절반(교부금액의 49.6%, 4,772억원)에도 못 미쳤다. 문화재청도 지자체 추진일정 무시한 채 문화재보수정비사업에 대해 한해 예산을 통째로 교부하는 원칙없는 예산집행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경기 활성화 무관한 ‘해외 관광문화센터 건립사업’ 조기집행계획을 포함시켜 307억여 원 규모의 예산을 낭비했다. 재정조기 집행을 총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대상사업 선정 및 추진방법에 관한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정하지 않아 다수기관의 조기집행 대상 사업 및 예산 산정에 있어 혼선이 야기됐다는 것이다.경기진작과 상관이 없는 사업에 대해 예산이 집행되는 사례는 공기업도 마찬가지다. 한국전력공사에서는 이자비용 1300억 원, 인건비성 경비 388억 원 등은 포함시킨 반면, 조기집행이 가능한 정보통신 분야 사업비 224억 원은 제외시켰다.한국수력원자력도 해외기자재 구매대금 427억 원 등 조기집행하지 않아야 할 670억 원의 예산을 대상에 포함 관리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재정부는 여전히 재종조기집행과 관련한 표준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은 채 월 2회 ‘예산집행특별점검단’회의를 개최하는 것으로 재정상황 점검 및 부진기관을 독려하는 것으로 그치고 있다고 유 의원은 지적했다.뿐만 아니라, 지난 3월 감사원 점검 결과에 나타난 지적사항에 대한 별도의 특별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중기청에서 ‘폐업(예정) 자영업자의 재창업 및 업종전환 지원’용 정책자금(1000억원)은 9월말 현재 2.5%의 저조한 집행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 8월 ‘창업 및 경영개선자금’으로 950억 원이 전용 되는 등 당초 사업과 다른 방향으로 집행되는 결과 초래했다. 정부는 경기진작과 일자리 지원 효과 등 파급효과가 큰 중점관리분야 사업을 선정해 집중 관리한다고 밝혔지만, 상당수 사업이 국제회의 참석 지원 등 국내경기 진작과 거리가 있거나, 연중 고르게 균형 집행되는 사업 등을 잘못 선정하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여성부의 ‘국제전문여성인력양성 사업’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여성들이 하계?동계방학기간을 이용하여 인턴쉽 및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것을 지원하는 사업으로서, 국내 경기진작과는 무관했다.또한 지식경제부의 ‘저소득층연탄보조 사업’은 연탄사용 저소득층에 대해 연탄가격인상분만큼 연탄을 무료지원하는 사업으로, 2009년도 예산은 대부분 2009~2010년의 동절기에 집행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중점관리대상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150억원 전액 미집행 상태다. 농림수산식품부의 ‘폐업지원 사업’과 ‘신선편이 가공시설 현대화 사업’도 국회에서 비준될 때까지 그 집행을 유보되어 전액 미집행 된 상태다. 유일호 의원은 “13개 부처 446개 사업(9조 3450억원)이 상반기 집행계획 대비 실집행률 70% 이하이며 , 이들 사업의 계획 대비 평균 실집행률은 53.2%, 연간 진도율은 35.5%에 불과하다”며 “재정조기집행 시행에 따른 재정부의 총괄관리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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