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분할매각 적극검토..인수대금 2조대로 줄어
[아시아경제 김정민 기자, 박성호 기자]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가 채권단이 분할매각을 검토키로 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효성 또한 하이닉스 인수자금 마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당초 우려됐던 중도포기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다만 효성은 실사과정을 거쳐 최종 가격협상까지 넘어야 산이 많은 만큼 인수여부를 확정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라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채권단 "하이닉스 나눠 팔수도"=9일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 스위스, 우리투자증권, 산업은행 15% 안팎의 지분과 경영권을 효성에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이 하이닉스 매각 대상 지분 28% 중 15% 정도만 인수하게 되면 경영권을 행사하면서도 자금 부담을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또 효성이 채권단 보유 지분 중 15% 가량과 경영권을 인수하면 채권단이 나머지 지분을 우호 지분으로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효성이 매각 대상 주식인 1억600만여주를 모두 인수하려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4조 원대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지분 15%만 사들인다면 인수 자금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 약 2조원대로 줄어든다. 효성이 전체가 아닌 일부 지분 인수로 하이닉스 인수에 성공한다면 특혜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지만 단독입찰인데다 효성이 인수를 못할 경우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채권단이 유연한 방식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효성의 자금동원력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나오면서 부분 또는 분할 매각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다음주 예비입찰제안서가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매각방식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 "자금조달 문제없다" =효성 또한 자금조달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효성그룹의 주력사인 (주)효성의 올해 순익전망은 6000억원대. 여기에 보유중인 유가증권과 유휴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추가로 조달하면 1조원이상의 현금이 수중에 들어온다. 매각가치가 5000억원대로 추정되는 안양공장 등 단기간에 매각이 어려운 자산까지 포함하면 조달 가능 금액은 더 커진다. 특히 관련업계에서는 효성이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1조원 가량의 현금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은 주력인 (주)효성외에 노틸러스효성, 효성캐피탈, 더클래스효성, 효성에바라, 효성건설 등 대형 비상장 계열사만 10여곳이 넘는다. 이와 관련 효성 고위 관계자는 "자금부족으로 하이닉스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일부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효성의 자산규모는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11조원대로 하이닉스와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하이닉스 인수 문제는 실사를 거치기 전에는 확정적으로 가부를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실사후 충분히 인수가치가 있다고 판단돼야 인수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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