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연기금 귀환? '반기기는 이르다'

윈도드레싱 반짝 효과일 가능성 높아..관망세 유지로 봐야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월말이자 분기말을 맞이한 30일 국내증시의 수급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난 나흘간 현물시장에서 줄곧 매도세를 지속하며 국내 투자자들에게 우려감을 안겼던 외국인들이 닷새만에 매수에 나섰고, 지난 42거래일간 순매도세를 지속하며 사상 최장기간 매도에 나섰던 연기금 역시 43거래일만에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들의 매수 규모는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그간의 매도세가 중단됐다는 데 투자자들은 안도하며 환호하고 있고, 이로 인해 코스피 지수 역시 나흘만에 다시 1700선을 웃돌았다. 하지만 이날이 분기말인 만큼 윈도드레싱 효과가 아니겠냐는 불안감도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윈도드레싱이란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이 수익률 관리를 위해 반기 혹은 분기말에 인위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만일 윈도드레싱으로 인한 수급개선이라면, 당장 내일이면 이날 매수한 물량을 다시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의 수급개선이 윈도드레싱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윈도드레싱이 보통 종가에 반영이 되는데다, 현재 비차익 매수세가 200억원에 불과한 만큼 아직 윈도드레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날 수급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그동안 매도에 나섰지만 그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었고 기조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돌아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매수세 자체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장기자금의 성격인 미국의 뮤추얼 펀드에서는 소폭 유출이 있지만, 해외자금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 해외 자금의 유입이 계속 지속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는 아니더라도 매수세 자체는 유지될 수 있고 주가도 자연스레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선물 시장과 같이 본다면 외국인이 현물을 파는 동안 그 규모보다 더 많은 규모를 선물 시장에서 사들였다"며 "이는 전체적인 수급으로 보면 국내증시를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시장을 이끄는 매수 주체가 프로그램인 만큼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지수는 차익 매수세가 이끈다고 볼 수 있는데, 외국인이 선물을 사들이고 있지만 이 역시 기존 매도 포지션의 청산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지수 상승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매수 규모가 미미한 수준인데다 이날 오후 국내 산업활동 동향, 이번주 후반 고용지표 등이 발표될 예정인 만큼 여전히 관망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는 것이다. 만일 종가 시점에서 윈도드레싱 효과가 발휘돼 강한 매수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그리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기관이나 외국인 입장에서는 분기말 기준 수익률만 내면 되는 것이니 이날 윈도드레싱 효과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내일이면 물량이 다시 출회될 수 있다"며 "만일 글로벌 증시의 추세가 견조하다면 차익매물이 나온다 하더라도 그리 큰 영향은 받지 않겠지만,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차익매물이 쏟아지면 충격이 조금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후반 투자자들에게 민감한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있는 만큼 이에 대한 경계심리를 고려한다면 이날의 상승세 및 수급 개선에 무작정 환호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얘기가 된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4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9.67포인트(0.57%) 오른 1699.72를 기록하며 17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개인이 1170억원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0억원, 1000억원의 매수세를 유지중이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2800계약 가량을 사들이고 있으며, 프로그램 매수세는 총 1560억원 가량 유입중이다. 연기금은 110억원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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