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기자
장민수(필명 똘레랑스) 現 증권교육방송 스탁스토리 강사
이들의 계획은 이렇다. 누군가가 30억원을 조달하고 주식 등을 담보로 제공한 후 150억원을 사채시장에서 빌려온다. 주가를 부양하면 담보가치가 올라가고 단계적으로 자금을 3등분해서 투입한다. 이후 목표주가에 도달하면 주식을 처분해 사채자금을 되갚고 수익을 배분한 후 처리 못한 나머지 지분은 차후 경영권 인수시까지 보유한다. 경영권 인수 후 유상증자를 실시, 차입금을 완제하고 비상장회사를 인수하여 주가 부양 재료로 쓴 뒤 고가에서 주식을 처분하여 껍데기뿐인 자회사를 통해 자금을 빼낸다.작전이 성공하면 E사의 새로운 대표로 가게 될 김 이사와 B상무가 작전에 필요한 나머지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고 김 사장은 부동산을 담보로 사채 자금을 제공키로 하였다. 그리고 주식전문가 황 모씨는 지인들을 동원하여 주식 매매를 주도하기로 했다. 이제 모든 것은 결정되고 실행만 남은 셈. 법무사 사무실에 근무하는 J사무장은 여러 증권정보 사이트에 E사가 곧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할지도 모르고 뭔가 큰 악재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투로 글을 올린다.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다. 그러나 며칠 뒤 되레 주가는 오르기 시작했다. J사무장은 서둘러 가족과 지인들에게 E사 주식을 사라고 말했고 자신도 적금을 해약해서 몽땅 샀다. 그러나 이게 웬일. 자금을 담당하기로 한 김 이사와 B상무가 크게 다투며 결별, 자금조달이 불가능하게 되어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E사의 전임대표가 재임 중 횡령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되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계획은 모두 중단되고 말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이미 상당한 주식을 사들인 이 부장과 J사무장 그리고 B상무는 모두 엄청난 손해를 보고 말았다. 또한 이들로부터 정보를 전해 듣고 E사 주식에 투자한 많은 지인들도 모두 큰 손해를 입게 되었다. 그야말로 미꾸라지 몇 마리가 온 개천을 휘저은 꼴이 되고만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이여, 주변에서 누군가 어떤 주식이 몇 배 오른다고 지금 사두라고 속삭이지 않는가? 당장 HTS에서 그 종목을 지워버리자. 그리고 회사대표가 자주 바뀌거나 사명변경이 잦고 사업목적을 자주 변경하는 회사 또한 지워버려야 한다. 본업에 충실하지 못한 회사가 성공한 예를 결코 보지 못했다. 주식투자에서 차트나 재무제표를 잘 아는 것은 중요하지만 몰라도 되는 것을 너무 많이 아는 것은 오히려 피곤한 일이다. 주식이 아무리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것이라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이다. -장민수(필명 똘레랑스) 現 증권교육방송 스탁스토리 강사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