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황용희 연예패트롤] '서사멜로' VS '감동휴먼 멜로'오는 추석 극장가를 수놓을 두 편의 한국 영화 장르다.여인이고픈 명성황후를 조명한 '불꽃처럼 나비처럼'과 김명민· 하지원의 애절한 연기가 화제가 되고 있는 '내사랑 내곁에' 등은 모두 올 가을 추석 극장가를 석권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 영화들이다.이들은 모두 멜로라고 하기엔 너무나 크고 감동적이다. 영화제작사나 홍보사는 당연히 이 부문을 일반에 알리고 싶어 한다.#'불꽃처럼 나비처럼'에는 95억원 제작비가 투자된 서사멜로극. '불꽃처럼 나비처럼'을 이끌고 있는 배우는 수애와 조승우다.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이들은 수애의 카리스마와 조승우의 절제미가 어우러져 올 가을 최고의 '멜로카드'로 부각돼 왔다.'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몰랐던 명성황후 '민자영'과 모든 것을 바쳐 그녀를 지킨 호위무사 '무명'의 가슴 시린 사랑'이란 부제를 단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멜로라는 단어 앞에 '서사'라는 수식어를 하나 더 달았다.이유는 간단하다.멜로는 이미지가 너무 작고, 식상해 보이기 때문이다. 멜로장르는 그저 사랑하는 두 연인이 아기자기한 사랑을 하다 아픔을 안고, 헤어지거나 혹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 과정이 너무나 통속적이고 뻔해 보여 보기에 따라 매우 작아 보인다.하지만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무려 95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해운대'에는 못미치지만 웅장한 스케일이나 화려한 의상, 그리고 1:10,000의 광화문 전투 장면 등은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내세우는 최고의 장면들이다. 조승우가 연기한 무명이 CG에 의해 새롭게 부활한 광화문 광장에서 수천 명의 군사들과 홀로 맞설 때는 할리우드 불럭버스터 못지않은 장엄함이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따라서 명성황후 '민자영'과 호위무사 '무명'과의 아련한 멜로는 그저 이 영화의 소재일 따름이다. 그런데 멜로만이 전면에 부각되니 제작자의 입장에선 안타까울수 밖에…. 명성황후 '민자영'을 위해 검을 드는 '무명'은 이번 영화 속에서 특별히 만들어진 인물이다. 여인 '민자영'과 강인한 사랑을 보여주는 '무명'은 수애와 조승우가 빼어난 연기로 생명력을 얻게 됐지만 그 보다는 이들이 풀어가는 다양한 연기력이 압권이다.또 서사적인 구조까지 갖고 있다.명성황후와 대원권은 정치적 성향이 달랐지, '권력암투의 산물'이 아니었다는 것을 새삼 이 영화는 지적한다. 그래서 명성황후는 개혁과 열린 정치를 주창했으며, 대원군은 보수를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또 고종은 무척 똑똑했고, 고품격 문화를 즐겼음을 암시한다. 고종 역시 명성황후의 '열린 마인드'를 좋아했다. 이렇듯 다양한 스토리 구조를 안고 있는 '불꽃 나비'를 그저 멜로로만 치우치기에는 너무나 아쉬움이 많다.#'내사랑 내곁에'에는 인간적인 감동이 있다.'순수멜로'를 거부하기는 하지원 김명민의 '내사랑 내곁에' 역시 마찬가지다.이 영화의 홍보팀 역시 '단순한 멜로'가 아닌 '감동휴먼 멜로'임을 강조하고 있다.영화사측은 초기 홍보 때 30㎏이나 감량한 김명민에게 초첨을 맞췄다. 뼈만 앙상히 남은 그의 모습을 본 많은 팬들은 그의 연기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이후 영화에 대한 관심은 '1천만 히로인' 하지원의 뛰어난 연기력에 맞춰졌다. 의식과 감각은 그대로인 채 점점 마비돼가는 루게릭 병과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는 남자 종우(김명민 분)와 그의 곁을 지키는 여자 지수(하지원 분)의 감동적인 휴먼 연기가 주요 이슈가 된 것.하지원의 눈물도 큰 관심이 됐다. 과연 '너는 내 운명'으로 한국 최고의 '엘리지 여왕'이 된 전도연의 눈물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큰 관심사였던 것.그러기위해서는 그냥 '찌질한 멜로'보다는 감동과 웃음이 함께하는 '감동 휴먼'에 초점이 맞춰야 했다. 최근 '대박'을 낸 '해운대'와 '국가대표' '거북이 달린다' 등에 모두 '감동코드'가 들어 있음이 이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따라서 이 영화는 하지원과 김명민이 감동을 책임치고 임하룡 남능미 김광규 등 중견 연기자군이 웃음을 책임지는 구조로 돼 있다. 하지원은 또한 기자인터뷰에서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많이 얻었다는 생각을 했다. 루게릭 환자 역을 연기하는 김명민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가슴이 아파 눈물이 나곤했다. 너무 힘들어하는 김명민을 위해 촬영이 없을 때도 옆에 있어줬다"며 극한 감동의 한자락을 살짝 보여줬다. 이와함께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등을 연출한 박진표 감독에 대한 기대감도 '내사랑 내곁에'가 그냥 '멜로'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줬다.따라서 이번 추석 한국 영화는 멜로를 밑바탕에 깔고 흥행코드랄 수 있는 '감동'과 '액숀' '대서사'를 기둥과 석가래, 지붕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과연 '서사멜로'와 '휴먼감동멜로', 누가 더 셀지는 이번 달 24일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사랑 내곁에'의 하지원과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수애
황용희 기자 hee21@asiae.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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