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하반기 신수종사업 발굴중..구체적 플랜 기대
또 다시 칩거모드로 전환한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의 정중동(靜中動) 행보가 예상외로 길어지면서 업계 안팎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SK네트웍스 CEO에서 SK텔레콤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100여일간의 '열공'을 마치고 4월 간담회를 자청할때만 해도 3개월의 침묵을 깨고 정만원식(式)리더십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데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정 사장은 SK그룹의 손꼽히는 '최태원 사단' 중 선두주자로 수많은 검증을 통해 스타급 CEO로서의 자질을 인정 받아왔기 때문이다.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최근 정 사장은 본사 집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각종 강연과 빼곡한 대외일정으로 경영활동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던 예전 정 사장의 활력넘치고 호쾌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는 얘기다.다만, 수시로 임원들을 불러 회의에 또 회의를 거듭하며 하반기 신수종사업 발굴에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뛰어난 언변가인 정사장은 요즘들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6월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2009'에서 기자들과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눈 것이 대외적으로는 사실상 마지막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한 관계자는 "워낙 (사업에 관해) 이것저것 언급을 잘 하시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어 기자들을 몰고 다녔지만 최근에는 갑자기 말을 너무 아끼셔서 함께 현장을 수행한 직원들이 머쓱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대표 수장이 입을 꽉 다물고 있다보니 서진우 글로벌매니지먼트 서비스 부문 사장, 하성민 모바일 네트워크 오퍼레이터 부문 사장, 오세현 컨버전스&인터넷 부문 사장 등 3인의 행보도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는 전언이다.이 같은 정 사장의 '잠행'을 놓고 조만간 뭔가 확실한 작품이 나오는 것 아니냐 하는 기대섞인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고민이 길어지는 것 보니 통신상황이 어려운 모양이라는 부정적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이에 대해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정 사장이 사업 전반에 대한 밑그림은 나와 있는데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통신산업의 생리가 몸으로 일단 부딪혀 성과를 내던 종합상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요즘 정 사장의 전략회의 화두는 기업고객 시장이다. 성장정체에 빠져있는 개인고객(B2C)시장에 비해 기업고객 시장은 매출 단위가 큰 데다 상대적으로 성장 여력이 높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을 장악할 경우, 통신업계 명운을 좌우할 컨버전스 시장에서도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 점도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정 사장은 요즘 이 사업을 총괄하는 한범식 기업사업단장을 수시로 불러 사업 전반에 관해 보고받는 한편, 올 하반기 안에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구체적인 사업 플랜을 내놓으라고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는 후문이다.최근에는 SK그룹 통신 계열사들의 기업영업 담당 임원들이 모여 '기업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에 추진해오던 유무선통합(FMC)외에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사업, 모바일 텔레매틱스(MIV), 프로젝트 매니저(PM) 등의 비즈니스 모델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사장의 리더십이 기업고객시장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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