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8.15 광복절을 앞두고 통합정치에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거리 좁히기에 나선 것은 물론 김대중 전 대통령 병문안에 나서며 DJ 껴안기도 적극 시도했다. 이는 그동안 후진적 정치문화 극복을 위한 근원적 처방의 일환으로 국민통합을 강조해온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 ◆박근혜와 관계개선하나이 대통령에게 박 전 대표는 항상 딜레마였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는 치열하게 대립했지만 본선에서는 동반자로 협력했다. 그러나 정권교체 이후 18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감정의 앙금은 쉽게 치유되지 못했다. 이후 촛불시위, 용산참사, 여야 입법전쟁 등 정국 주요 고비 때마다 양측은 엇박자를 내왔다. 두 사람의 냉랭한 관계는 4월 재보선 결과와 친박 원내대표 무산 과정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특사로 친서를 휴대하고 오는 24일부터 약 열흘간의 일정으로 헝가리, 덴마크, 유럽연합(EU) 등을 방문한다. 겉으로는 이 대통령의 외교활동을 지원하는 것이지만 정치적으로 이 대통령의 화해 제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이 본격 화해국면으로 가는 물꼬는 튼 게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물론 양측은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이달말 개각 때 친박 인사들의 입각이 현실화될 경우 화해 기조는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화해는 보수정권의 성공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면서 서로간 윈윈효과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20% 후반대의 고정 지지층을 확보한 박 전 대표와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 국정운영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고 박 전 대표 역시 방관자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고 차기 행보에 보다 가속도를 낼 수 있다. ◆"DJ, 민주화ㆍ민족화해 큰 지도자" 극찬이 대통령은 11일 오전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전격 방문, 입원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당연한 것이지만, 남북관계가 중대 국면에 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징성이 크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주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병문안에서 "(김 전 대통령은) 집념이 강한 분이다. 충분히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쾌유를 기원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민주화와 민족화해의 큰 발자취를 남긴 나라의 지도자"라고 극찬했다. 이날 오후 미국 지한파 인사들의 모임인 코리아 소사이어티 지도부 접견에서도 김 전 대통령과 관련, "반세기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지도자"라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이러한 언급은 햇볕정책에 대한 평가는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이른바 독재정권 논란 등으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갈등을 완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폴란드 방문 당시 '유로뉴스(EURO News)'와 가진 인터뷰에서 "(과거 정부가) 북한에 지난 10년간 막대한 돈을 지원했으나 그 돈이 북한 사회의 개방을 돕는데 사용되지 않고 핵무장하는 데 이용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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