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동산 거품 붕괴 경고 2005년부터 나와

지난해 9월 파산한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위험에 대한 경고가 2005년부터 제기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 거품이 무너질 위험이 있고, 이로 인해 관련 증권에서 부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내부 직원들 사이에 터져나왔던 것. 하지만 당시 경영진이 이를 무시하면서 화를 키웠다는 주장이다.이 같은 사실은 당시 리먼 브러더스에서 부실채권 및 전환사채 트레이더로 일했던 로렌스 맥도널드가 “상식의 실패자”(“A Colossal Failure of Common Sense”)라는 저서를 출간하면서 드러났다.2005년 리먼 브라더스의 리처드 펄드 최고경영자(CEO)는 내부 경고를 무시했다. 모기지 관련 상품을 통해 한창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리스크에 눈을 돌리기 싫었던 것.맥도널드는 저서를 통해 펄드 CEO는 당시 모기지 관련 사업이 위험하다는 직원들의 경고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이를 모두 무시했고, 결국 파산에 이르게 했다고 전했다.맥도널드는 펄드 CEO에게 “만약 주택시장이 붕괴된다면 모기지담보증권들은 팔리지 않을 것”이라며 “리먼의 모기지사업이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 차례의 경고에도 펄드가 아랑곳하지 않자 맥도널드는 이사회 일원인 마이클 겔밴드에게 도움을 청했다. 글로벌 채권 담당자인 겔밴드 역시 “모기지상품 및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전체 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거대한 글로벌 버블 자산을 사들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당시 리먼은 또 다른 헤지펀드 매입을 논의 중이었다. 그러나 펄드는 “당신은 과도하게 신중함을 기하고 있다”며 “할 수 없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그 후에도 직원들이 잠재적인 리스크를 보여주는 여러 근거들을 제시했지만 펄드는 이를 무시했다. 펄드는 파산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지만 위험 경고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상업용 부동산과 헤지펀드를 사들이는데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그리고 2007년 말 리먼의 부채는 자산의 44배로 늘어났다. 결국 위험성을 주장했던 이들은 서서히 회사를 떠났다. 갤벤드 역시 2007년 회사를 그만뒀고 맥도널드는 2008년 3월 일자리를 잃었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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