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채권매입 동결 '양적완화 종료 수순'

영란은행(BOE)이 9일(현지시간) 열린 금융정책회의에서 채권 매입 규모를 종전 수준으로 유지하자 시장은 사실상 양적완화 종료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이날 BOE는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현행 0.5%로 동결했다. 문제는 채권 매입 규모. BOE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1250억 파운드의 채권 매입 규모를 종전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채권 시장이 요동쳤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17bp(베이시스 포인트, 1bp=0.01%) 상승한 3.78%를 기록,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또 2년 만기 국채 가격 역시 9bp 오른 1.18%를 나타냈다.RIA 캐피털 마켓의 채권 전략가인 닉 스타멘코비치는 "시장 관계자들은 BOE의 결정에 매우 놀랐을 것"이라며 "양적완화 정책은 종료 단계는 아니어도 막바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영국 상공회의소는 지난 7일 보고서에서 BOE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지난 달 머빈 킹 총재가 지금까지 실시한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인식을 나타낸 바 있어 시장에서는 양적완화 정책이 확대될 것이라는데 무게를 뒀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영란은행은 관망세로 전환하는 한편 다른 성명을 통해서는 영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영란은행이 내달 6일 열리는 회의 때까지 충분한 자금을 확보해 두기 위해 자산매입 속도를 늦추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도이체방크는 "BOE가 현행 속도로 양적완화를 실시하다가는 몇 주 안에 자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코노미스트들은 영란은행이 조만간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할 공산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로열뱅크오브스크틀랜드(RBS)의 로스 워크 이코노미스트는 "영란은행은 이번 회의를 통해 양적완화를 해제하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며 "영란은행이 이를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면 중앙은행의 메시지는 시장에 악재로 받아들여졌을 뿐"이라고 지적했다.한편 영란은행이 양적완화책을 접는 움직임을 보인 데는 영국 경제가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한 몫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8일 세계 성장 전망에서 영국 경제가 올해 4.2%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후 내년에는 0.2%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는 지난 1분기(1~3월)에 영국 경제가 1958년 이후 최악인 마이너스 2.4% 성장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제로성장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호전되고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BOE 출신인 다이와증권 SMBC 유럽의 코린 앨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영란은행은 영국경제가 바닥을 쳤다고 판단해 관망 모드에 들어간 것 같다"며 "앞으로는 상승할 일 밖에 없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그리 낙관만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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