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생기면 테니스도 치지마?

시드조차 배정 받지 못한 세계 랭킹 45위의 지셀라 둘코는 24일 윔블던 센터 코트에서 마리아 샤라포바와 경기를 치렀다(사진은 지난해 윔블던=블룸버그뉴스).

서러워도 이렇게 서러울 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여성 선수들의 코트 배정이 실력 아닌 외모에 좌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윔블던 대회를 주최하는 '올 잉글랜드 클럽'이 여성 선수들의 코트 배정에서 미모가 고려된다고 27일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올 잉글랜드 클럽의 조니 퍼킨스 대변인은 "외모가 코트 배정에서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시인했다. 남성 토너먼트에서 5번 우승한 로저 페더러와 영국의 희망 앤디 머레이는 26일 예상대로 메인 경기가 펼쳐지는 센터 코트를 차지했다. 페더러와 머레이가 떠난 자리에서 벨로루시 출신 빅토리아 아자렌카와 루마니아 선수 소라나 키르스테아가 맞붙었다. 19세 동갑인 아자렌카와 키르스테아가 미모는 빼어날지 모르지만 각자 8번 시드와 28번 시드를 배정 받은 상태였다. 2번 시드를 배정 받은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는 제2코트로 밀려나 로베르타 빈치(이탈리아)와 맞붙었다. 아자렌카와 키르스테아가 경기를 펼치던 시간 센터 코트의 객석 가운데 상당수는 비어 있었다. 미모의 선수들이 센터 코트에 배정되는 것은 BBC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일부 시청자는 선수들 기량보다 외모에 더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BBC의 한 관계자는 "올 잉글랜드 클럽이 코트를 배정한다"면서도 "미모의 선수들이 센터 코트에서 경기를 펼치면 방송사로서는 나쁠 게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24일 센터 코트는 시드조차 배정 받지 못한 지셀라 둘코(이탈리아·세계 랭킹 45위)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세계 랭킹 60위)의 차지였다.

세계 랭킹 59위의 마리아 키릴렌코는 25일 센터 코트에서 9번 시드의 카롤리아네 보츠니아키와 맞붙었다(사진은 지난해 호주 오픈=블룸버그뉴스).

25일에는 9번 시드의 카롤리아네 보츠니아키(덴마크)와 세계 랭킹 59위의 마리아 키릴렌코(러시아)가 센터 코트에서, 1번 시드의 디나라 사피나(23·러시아)는 다른 코트로 밀려나 경기를 펼쳤다. 이에 사피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발끈했다. 27일 1번 코트에서 경기를 치른 5번 시드의 프랑스 오픈 챔피언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24·러시아)는 "사피나가 제2코트에서, 비너스 윌리엄스가 제1코트에서, 센터 코트와 거리가 먼 성적의 선수들이 센터 코트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라며 흥분했다.

27일 1번 코트에서 경기를 치른 5번 시드의 프랑스 오픈 챔피언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는 "센터 코트와 거리가 먼 성적의 선수들이 센터 코트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라며 흥분했다(사진은 올해 호주 오픈=블룸버그뉴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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