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가 사상 최대의 ‘비공식’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B는 총액을 정해 놓지 않고 자금 수요에 따라 1년 만기 단기 대출을 무제한 제공하는 계획을 오는 23일 발표할 예정이다. 유로존 기준금리인 1%의 이자율이 적용될 방침이다.
현재 유로존에는 ECB가 금리를 더 이상 떨어뜨리지 않을 뿐더러 이렇게 유리한 차입 조건은 다시 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해 있다. 이에 이번 긴급 유동성 지원책에 대한 수요는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지원규모가 기존 최고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ECB는 지난 2007년 12월 무려 3486억 유로를 경기부양자금으로 유로존에 투입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의 에릭 닐슨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비공식적으로 이뤄진 가장 큰 규모인 양적완화정책”이라며 “만약 내가 은행이라면 어떠한 수단을 쓰더라도 ECB의 마지막 계획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금융 위기가 유로존에 처음 도래했을 때 ECB는 다른 국가들의 중앙은행들보다 먼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 지난해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후에도 ECB는 6개월 내 제기되는 모든 수요에 대해 충분한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비록 ECB의 조치들은 별다른 주목을 얻지 못했지만 ECB의 정책 결정자들은 ECB의 유동성 공급정책이 영국은행이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 양적완화정책과 비슷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CB가 추가 금리 인하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현재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는 유로존 경기가 점점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 경기선행지수인 IFO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에발트 나포트니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적어도 2010년까지는 이자율을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언급해 이런 전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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