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0억弗 국채 입찰' 채권금리 변동성 커질듯
이번주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통화팽창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구전략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8주만에 되돌아온 FOMC의 성명서 내용에서 미묘한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채권 시장에서도 1040억달러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 입찰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번주 뉴욕 증시 투자자들은 주초 눈치보기를 하다가 FOMC와 국채 입찰 금리 입찰이 마무리되는 주 후반에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5주만에 약세로 마감됐다. 다우지수는 한주동안 2.95% 하락했다. 나스닥과 S&P500 지수도 1.69%, 2.64%씩 주저앉았다. S&P 10개 업종 지수 중에서 강세로 마감된 업종은 헬스케어 업종(2.1%) 밖에 없었다. 특히 에너지(-6.5%)와 소재(-6.4%) 업종의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채권 시장은 2주 연속 강세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주에만 0.14%포인트 하락해 4.50%로 거래를 마쳤다. 0.19%포인트가 하락했던 5월 중순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지난주 마지막날 거래에서 9거래일 만에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밀려났다.
◆ FOMC, 긴축 시사는 않겠지만= 4월 FOMC는 흥행에 실패했었다. 당시만 해도 시장의 최우선 과제는 경기 확장이었고 따라서 FOMC 성명서 내용에 변화가 있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이후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FOMC에서도 기준금리 등 정책적 큰 변화가 있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긴축을 논의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입장이라는 것. 칸터 피츠제랄드의 조지 곤칼베스 채권 전략 담당 대표는 "인플레이션은 아직이며 실업률은 여전히 상승 중"이라며 "FRB가 긴축 신호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명서 내용에서는 미묘한 입장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캐론은 "FRB가 기준금리를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입장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미묘한 입장 변화가 국채 투매를 불러오는 등 시장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美재무부, 1040억달러 국채 입찰= 재무부는 오는 23일 2년물 국채 400억달러, 24일 5년물 370억달러, 25일 7년물 270억달러어치를 입찰한다. 총액 1040억달러의 입찰 규모는 역대 최대다. 이에 따라 미 채권 시장이 쏟아질 물량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달 초 실시됐던 입찰에서는 낙찰 금리는 시장 예상보다 다소 높게 형성됐지만 입찰 경쟁률은 높았다.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저가에 매수하려는 심리가 강했던 탓이다.
여전한 미 국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결과였다. 실제 지난 12일 요사노 가오루 일본 재무상은 달러의 위상은 확고하다며 미 국채에 대한 신뢰는 변함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미 국채를 보유한 일본이 이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이후 불안했던 미 채권 시장은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는 이번주에는 국채 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다.
◆주택판매·개인소비 개선 기대= 이번주에는 주택시장 회복 여부를 타진해볼 수 있는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발표가 다수 포진해 있다.
23일에는 5월 기존 주택판매, 24일에는 신규 주택판매가 공개된다. 각각 482만채, 36만채를 기록해 4월(468만채, 35.2만채) 지표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정용품 업체 베드 배스&비욘드가 24일, 주택 건설업체 레나와 KB홈이 각각 25일, 26일 잇달아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레나와 KB홈의 경우 여전히 적자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적자폭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5월 내구재 주문(24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25일) 5월 개인소득과 개인소비(26일) 등도 눈여겨볼 지표다. 4월 1.9% 증가를 기록했던 내구재 주문은 0.8% 감소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GDP는 지난달 발표된 예비치와 동일한 -5.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개인소비는 3개월만에 0.3% 증가로 반전이 기대된다. 개인소비는 올해 1월과 2월에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3월과 4월에는 감소세를 나타냈었다. 5월 개인소득은 0.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라클(23일) 몬산토와 나이키(24일) 마이크론과 팜(25일) 등도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본시장부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