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선 만난 코스닥, 더 떨어진다?

정책 수혜株, 정부 지원 축소로 지수 걸림돌될 수도

코스닥 지수의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개인은 이달들어 18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사자'를 외치고 있으나 기대했던 반등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점보다 더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상승 모멘텀도 보이지 않는데다가 기술적 반등도 기대키 어렵다는 점이다. 게다가 녹색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축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정책 수혜주 중심으로 지수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개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9일 오후 1시41분 현재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7.78포인트(-1.52) 내린 505.44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주가 그래프. 코스닥 지수는 19일 오후들어 낙폭이 확대, 60일선까지 내려왔다.

일봉상 5일 이동평균선은 지난달 말경 2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온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60일 이동평균선과의 간극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일선도 하락세로 가닥을 잡아 중기 데드크로스 발생도 예상된다. 주가그래프 만으로는 코스닥 지수의 향방을 가늠키 어려울 정도로 이평선이 제각각이다. 5일선과 20일선은 하락을, 60일선과 120일선은 상승을 이야기 하고 있다. 5일선과 60일선이 조우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주 쯤에나 방향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이평선의 수렴은 시장의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코스닥 시장은 경기 회복 기대감 이후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기다리고 있으나 기대 만큼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다보니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그 어느때 보다 큰 상황이다. 이평선이 수렴한 이후 중기 데드크로스로 이어질지 60일선을 지지선으로 밟고 올라설지는 예측키 어렵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횡보한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뚜렷한 방향성 보다는 횡보하면서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시장이 크게 충격을 받고 전저점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옛말 처럼 가파르게 상승한 코스닥 지수가 단기 급락할 여지도 크다. 코스닥 지수의 급등을 이끈 녹색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축소 조짐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 올해 초 정부는 미국발 금융 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해답을 녹색 뉴딜 정책으로 풀어나가겠다고 공언했다. 4대강 살리기와 태양광과 풍력등 대체 에너지 활성화와 자전거 산업 육성, 스마트 그리드 기술 개발 등이 정부가 내세운 경기 부양책의 핵심이었다. 정부의 정책 지원 기대감은 태양광을 비롯한 녹색 산업 관련주의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많은 기여를 했고 정책 수혜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정부는 시장의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당황했고 예산안을 걱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태양광 발전 산업을 육성하겠다던 정부 의지는 눈에 띄게 줄었다.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지원의 한계를 느끼게 된 것. 결국 정부는 고시를 통해 태양광 발전차액 지원금을 50만MWh로 제한했다. 기존 발전 방법에 비해 아직까지는 발전 단가가 높은 태양광 발전의 경우 정부의 차액 지원금을 지급 받지 못하는 사업자는 손실을 면할 수 없다. 차액 지원금의 축소가 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 정책 기대감에 고공 행진을 했던 태양광 업체들의 주가는 코스닥 지수 하락에 앞서 고꾸라졌다. 태양광업체 지앤알과 미리넷의 주가는 5월 중순이후 연일 하락세다. 위풍당당하게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던 서울마린 역시 힘 한번 못써보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마린 주가 그래프. 태양광 산업에 대한 관심 속에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으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정부의 재정 부담은 조만간 태양광 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으로도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국가 재정의 절반 이상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다보니 하반기로 갈 수록 정부 지원은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 따라서 코스닥 상승을 이끈 그린 산업 관련주의 하락은 전체 지수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신용융자잔고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단기 급락 우려를 높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융자잔고가 약 4조736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신용잔고가 늘어난 시점에서 하락세가 이어지면 반대매매도 그만큼 많아지고 반대매물이 출회되면 주가는 빠지고 다시 또 반대매매가 나타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증시전문가들은 지금은 관망할 때라며 급락도 급등도 나타나지 않는 장에서 방향성이 결정될 때까지는 지켜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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