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섭기자
구절초
할미꽃
씨를 구하기 힘든 개느삼은 아직 외국에 소개되지 않았다. 꽃이 예쁘고 키도 작기 때문에 원예식물로서 가치가 높다. 우리 산천에는 학술적인 용도로도 결코 채취해서는 안 되는 것이 많다. 멸종위기식물 1급으로 지정된 광릉요강꽃이다. 우리나라 난초 중 가장 아름다운 꽃이 핀다. 호사가들의 무분별한 채취로 인해 현재 광릉 부근 2~3곳, 강원도 2곳, 국립공원 1곳에서 극소수의 개체들만이 명맥을 유지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수십 년 전 한 미국인이 북한산에서 채집해 미국으로 가지고 간 것이 정향나무다. 정향나무가 원예품종으로 개량된 것이 미스킴라 일락이다. 정향나무에 비해 키지 작고 꽃이 더 아름다워 관상가치가 높다. 미스킴라일락도 현재 비싼 값에 역수입되고 있다. 몇 해 전 우리나라의 특산물 변산바람꽃이 일본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된 적이 있다. 식물자원의 해외유출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경각심을 갖게 해준 사건이다. 지금도 식물사냥꾼들은 세계 각 곳을 돌아다니며 식물 도굴에 혈안이 돼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은 부가가치가 높은 귀한 자원이다. 소중한 우리 자원에 대한 가치를 알지 못하고 방치할 경우 생물 주권을 빼앗기는 아픔을 맛볼 수밖에 없다.송광섭 기자 songbir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