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5일 2차 핵실험 직전에도 경제현장을 시찰하며 평소와 다름없는 행보를 계속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핵실험 사흘 전인 21일에 김 위원장이 함경남도 검덕지구의 광산들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9일에 자강도 강계시의 희천시내에 있는 경제현장을 시찰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12일만이었다. 핵실험이 있은 25일 오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유족들을 위로하는 조전을 보내기까지 했다.
조문단 파견여부에 촉각을 세우던 우리 정부당국을 비웃기라도 하는 행태였다. 이는 지난 2006년 10월에 핵실험을 할 때와는 대조적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 인민군 대대장 및 대대정치지도원 대회에 참가해 "인민군대를 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에게 무한히 충실한 필승불패의 혁명 무력으로 강화하는 데 적극 이바지한 대회 참가자들을 열렬히 축하한다"고 말했었다.
김 위원장은 올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현지지도를 하고, 북한 당국은 매체를 통해 연일 "150일 전투를 벌이자"며 생산성 향상을 독려해왔다. 경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 핵실험이란 수를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북한은 핵실험 직후 "핵시험의 성공은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제끼기 위한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리며 150일 전투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선 우리 군대와 인민을 크게 고무하고 있다"고 말해 김 위원장의 평온한 발걸음은 결국 위장이었음이 드러났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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