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 부채비율 5년만 130%대로 급증
기업들의 부채비율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절대 수준은 일본이나 미국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증가 속도를 보면 다소 우려스럽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08년 기업경영분석(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모든 산업의 부채비율은 전년보다 14.5%포인트 상승한 130.6%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이 130%대로 올라서기는 카드대란이 발생했던 2003년말 131.1% 이 후 처음이다.
물론 일본기업들의 부채비율 198.2%(2008년 3월말 기준)나 미국의 146.6%(2008년 말 기준)보다는 절대 수준에서 낮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점은 증가속도에 있다.
한은 박진욱 기업통계팀장은 "자산재평가와 파생상품 손실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을 완화했음에도 부채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차입금의존도도 작년에 28.4%를 기록해 전년대비 1.8%포인트 올랐다.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크게 악화했다.
작년 말 현재 대기업(112.0%) 부채비율은 중소기업(149.6%)보다 낮았지만 전년대비 상승폭은 23.0%포인트에 달해 중소기업(0.2%포인트)보다 훨씬 컸다.
작년 말 수출기업 부채비율도 전년대비 26.2%포인트 오른 120.5%에 달해 내수기업 부채비율증가율인 7.3%포인트를 3배 이상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가죽과 가구 및 기타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부채비율이 전년보다 상승한 가운데 조선.기타운송장비(275.3%→439.3%), 산업용기계(148.6%→172.1%)업종의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이는 업종 특성상 선수금 또는 파생상품 부채 등 비이자부 부채가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차입금 의존도는 석유화학(28.3%→33.4%), 자동차(20.8%→23.5%), 식음료담배(26.9%→29.6%), 금속제품(29.9%→31.5%) 업종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화표시부채를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49%나 증가하는 등 원화대출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이 향후 기업들의 부채비율에 다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기업 수익성도 같이 하락하는 점을 감안할 때 전체 부채증가속도는 여전히 빠르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