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규 위원장 '기득권 잃지 않으려 탈출구 찾아.. '정치투쟁 일변도' 주장은 모순'
임성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8일 최근 민주노총 탈퇴를 추진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산하 일부 공공부문 노조들에 대해 "민주노총의 사회연대전략과 함께 하지 못하는 '철밥통' '귀족노조'들이다"고 비판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에 출연, "인천공항공사 노조의 경우 조합원 수가 700여명이지만, 공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6000여명에 이르고 임금 격차도 3~4배에 달한다. 주변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어떻게 끌어안을지에 대한 고민 없이 민주노총의 겉모습만 비판하며 자신들의 '탈출구'를 찾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또 그는 "최근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노조들은 민주노총의 주요 활동 방침도 따르지 않고 지역별, 산별 회의체 참여도 불성실한 '휴면 노조'였다"면서 "최근 사회적 분위기가 자신들에게 불리해지자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탈퇴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급적 해당 노조들이 민주노총을 탈퇴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있지만, 집행부의 생각이 달라 민주노총을 떠나려고 한다면 현재로선 어쩔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동안 민주노총 산하에 있던 노조 가운데 올 들어서만 NCC, 영진약품, 승일실업, 진해택시, 그랜드힐튼호텔 등의 노조가 잇달아 탈퇴한데 이어, 최근엔 서울도시철도공사, 인천지하철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3개 공공노조가 일제히 대의원 대회나 조합원 투표를 통해 민주노총 탈퇴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
특히 이중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 등은 서울메트로 등 전국 6개 지하철 노조와 함께 '제3노총' 결성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상급단체 노조를 옮기는 건 노동자들의 자율적인 선택에 따라 자연스런 현상이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정부나 사용자 측에서 노조를 분열시키는 게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이를 부추기거나 조작하려는 듯한 심증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노동자들의 임금이나 후생 문제는 도외시한 채 정치투쟁 일변도로 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일부 보수 언론들의 과장된 보도를 일반인들이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민주노총의 주된 사업과 정책개발은 노동자, 나아가 국민들이 어떻게 하면 평등하면서 질 높은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데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이 문제는 어떤 이유에서든 정치성을 가질 수밖에 없고 또 정치권이 동의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투쟁이다, 아니다'는 식으로 나누는 건 모순이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임 위원장은 비정규직법 개정 문제와 관련, "민주노총 집행부의 임기가 이제 막 시작해서 당장 4월 국회에서 국회가 사고를 치면 즉각 대응하기 어려운 형편이지만,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강도 높은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선 "노동운동이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한국노총과의 돈독한 관계가 이뤄져야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민주노총 내엔 한국노총이 정부와 자본에 종속돼 있는 게 아닌지, 진정성을 갖고 노동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많다"며 "앞으로 한국노총이 진정으로 민주노총의 사회연대전략에 동의한다면 언제든 함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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