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예금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유동자금이 풍부해진 반면 대출은 오히려 줄이면서 유동자금 불리기에만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연체율 증가로 대출조건을 강화하는 등 대출옥죄기에 나서고 있지만 돈줄 급한 서민과 중소기업들은 발만 동동 구르다 고금리 2금융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2월말 현재 중기대출 잔액은 61조4565억원으로 전년 동기 52조1670억원보다 9조2895억원 늘었다. 그러나 신규대출분만을 놓고 보면 지난 1월 5351억원으로 전년 동기 신규대출 분 1조9442억원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 2월 역시 신규분은 6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5531억원에 비해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신한은행도 지난 1월과 2월 중기대출 신규잔액의 경우 4120억원, 4932억원으로 소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전년 동기 1월 신규액이 1조897억원 2월이 2866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셈이다.
하나은행 역시 중기대출 신규액이 전년 1월과 2월 2조6717억원, 3조3463억원이었던 것이 지난 1월신규액은 2조6374억원, 2월 3조52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정부가 중소기업 대출을 위해 은행들을 다각도로 지원하면서 중기대출 압박을 강행하고 있지만 리스크를 우려해 은행권의 대출옥죄기는 꿈쩍도 하지 않은 것이다.
신용대출 역시 대폭 줄였다. 국민은행의 경우 개인신용대출 신규 대출은 지난 1월 -3016억원, 2월 2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1월 -1955억원, 2월 3400억원으로 모두 줄었다.
신한은행은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올 들어 연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17조4526억원을 기록했던 개인신용대출은 지난 1월 17조3064억원, 2월에는 17조1909억원으로 줄었다.
하나은행 역시 신용대출 신규액이 지난 12월말 8조150억원, 1월 7조9898억원, 2월 7조9547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은행권이 대출을 줄이고 있는 것은 연체율 상승에 따른 우려때문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개인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경우 대출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개인대출의 경우 경기침체 여파로 대출자들의 신용도가 하락해 대출 부실이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제 하고 있고 중소기업의 경우 가능한 확대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리스크가 높아 요건이 까다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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