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국계 은행들, 대출 쉽게 못 늘려 - WSJ

중국의 은행들이 경기부양책에 따른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및 대출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내 외국계 은행들은 대출을 쉽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4조 위안에 달하는 경기부양 정책을 집행할 전망이며 수많은 공공건설 프로젝트들이 중국 은행들의 자금 지원을 받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외국계 은행들은 중소기업 부문에 대한 대출에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중국의 중소기업들도 최근 신용위기로 큰 타격을 입고 있어 실적부진과 함께 자금회수 위험도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계 은행들의 본사에서도 금융위기에 대한 대처에 치중하면서 미처 중국 시장에 눈을 돌릴만한 여유가 없어 큰 지원은 확보하기 힘든 모습이다. 현재 HSBC가 중국내 농촌지역을 포함 약 80개 이상의 지점망을 갖추고 있는 것을 비롯, 씨티그룹이나 스탠다드차터드 은행 등이 지점 수를 늘려가고 있으나 전체적인 고객숫자는 미미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은행들은 60조에 달하는 중국 금융업종 전체 자산 중 약 2%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들의 대출 비율도 중국의 정책적 경기부양 의지에 비해 높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 금융당국은 외국계 은행들에게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대출을 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외국계 은행들이 대출을 급격히 늘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은행들은 대부분 빠른 성장보다는 장기적인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노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웬춘링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는 "현 경제 상황에서 외국계 은행들이 공격적인 전략을 추구하지 않는 것은 현명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웬 애널리스트는 외국계 은행들이 좀 더 리스크로부터 안정적인 모기지대출이나 자동차대출을 비롯한 소비자 금융 부문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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