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오는 4월 4~8일 오전 11시~오후 4시(세계표준시로 오전 2~7시) 사이에 인공위성 '광명성 2호'를 쏘아 올리겠다고 통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 일주일전부터 국제법에 따른 절차를 마쳤다. 3월6일에는 러시아 외교부에 우주법의 모법(母法)인 '외기권 조약' 가입서를 기탁하고, 이어 10일에는 외기권 조약의 실행을 위한 법률인 '우주물체 등록협약' 가입서를 유엔에 냈다.
그리고는 11일 저녁에는 런던에 있는 국제해사기구(IMO)에 로켓의 1,2단계 추진체가 떨어질 수 있는 위험지역의 좌표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김용현 동국대(북한학) 교수는 '광명성 1호' 발사 때와 달리 국제법규를 착실히 지키는 것은 "국제절차를 준수해 미국내 강경파의 입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통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능력을 보유한 다음 미국과의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으로서는 모범생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미사일 발사 능력을 보유주는 것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북한은 인공위성을 발사해 유엔 결의 1718호 위반으로 안전보장이사회까지 간다고해도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제재가 쉽지 않다는 점도 감안했을 것이란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북한의 국제절차 준수가 오바마 정부를 배려한 차원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양무진 경남대(북한학) 교수는 "북한은 자기들에게 우주를 개발한 자유로운 권리, 자주권이 있다는 정당성을 확보하고 싶어한다"며 "대화를 강조하는 오바마를 배려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1998년에 8월31일 광명성1호를 쏘아올릴 당시에도 클린턴 전 대통령은 대화를 하자고 했다는 것이다.
또 발사 기간을 다음달 4일부터 8일까지로 잡은 것은 내부 정치일정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치르고 나서, 4월 초중순쯤에 첫 전체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제3기 김정일 체제의 공식출범을 알리는 축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광명성 1호를 발사할 때도 7월26일에 대의원 선거가 있었고, 발사후 약 일주일이 지나서 첫 전체회의가 개최됐다.
주변국들은 북한의 이같은 행동에 거듭 경고를 보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양제츠 중국 외무장관과 만나 "미국과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반대한다는 데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고 말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 역시 "북한 미사일 계획이 주는 위험성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발사를 반대하는 배경은 각각 다르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중국이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반대하는 건 미국의 MD구상에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북중관계가 잠시 소원해질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북중 모두 서로를 원하기 때문에 영향이 없다"고 전망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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