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맹정주 강남구청장 등 잇달아 겨냥하는 행보 보여 주목
이노근 노원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맹정주 강남구청장 등 거물급 행정기관장들을 잇달아 공격하는 행보를 보여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구청장은 최근 서울시가 대규모 사업들을 강남권에 편중하고 있다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했다.
이노근 노원구청장
이 구청장은 지난 3일 "서울시가 경기활성화 대책 일환으로 강남권 중심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잇달아 집중 발표하고 있다“면서 ”강북지역에도 강남권에 상응하는 대규모 공공프로젝트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구청장이 지적한 강남권 편중 사례로 잠실 제2롯데월드(112층), 삼성동 한전 부지 그린게이트웨이(114층), 잠실운동장 부지 국제컨벤션콤플렉스(121층), 압구정동 아파트 재건축 등 한강 수변 지역 초고층화(50~80층) 사업을 꼽았다.
<strong>◆이 구청장, 오세훈 시장도 ‘겨냥’</strong>
이 구청장의 서울시장 겨냥 행보는 지난해 11월에도 있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11월 20일 "공릉동 670-5 일대 동일로 변에 210m 높이,지상 55층과 41층 2개 동의 초고층 주상복합 건축물을 건립하겠다“ 서울시를 몰아부쳤다.
오세훈 서울시장
이에 대해 당시 서울시는 해명자료를 내고 "지역 여건과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계획"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2006년 6월 공릉 제1종지구단위계획 입안 당시 결정된 최고높이 기준(72m)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구청장은 서울시가 도시건축공동위에서 건물 건립에 대한 입장을 반영할 수 있음에도 반대하고 나선 것은 월권이라는 내용의 반박 성명서를 냈다.
이에 대해 서울시 해당부서는 절차를 수립하는 것은 구청장의 권한이지만, 건물의 높이를 3배 가까이 높이는 것은 도시계획적으로 문제를 낳는다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strong>◆이 구청장, 지난해 맹정주 강남구청장도 ‘비판’</strong>
이 구청장의 공격적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7일 특별성명을 내고 강남구가 수서 임대아파트 건립을 반대한 것에 대해 "강남.북간 부익부 빈익빈을 가속화 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강북지역으로 임대아파트를 떠넘겨 강북의 슬럼화를 촉진시키려는 저의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노원구청장은 강남구가 임대아파트를 개발제한구역에 짓는 것에 대해 반대하며 역세권 등 지역 내 다른 곳에 임대아파트를 건립하겠다는 주장은 "강남지역에 임대아파트를 아예 건립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맹정주 강남구청장
이에 대해 당시 맹정주 강남구청장은 반박 성명을 내고 "강남구는 정부의 국민임대주택 100만가구 건설계획에 따라 강남구에 배당된 약 6000가구의 임대아파트를 고르게 소화할 것"이라며 "강북 대 강남의 양분법적 대결로 오도하지 말라"고 되받았다.
맹 구청장은 "강남구 내 임대아파트는 서울 전체의 10%인 7910가구로 자치구 가운데 3번째로 많다"며 "강남구는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건설'이라는 정부와 서울시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있으며 강남구 내 임대주택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맹 구청장은 ‘자신의 일이나 잘하면 되지 왜 남의 구청을 붙들고 늘어지느냐‘ 며 매우 기분 나쁘다는 식으로 받아쳤다.
<strong>◆이 구청장, 복지예산도 강남.북 불균형 심각 제기</strong>
이 구청장은 25개 자치구 전체 예산 대비 사회복지 지원금 비중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위권 내에는 강북권을 비롯한 비 강남권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강남권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노원구가 전체 예산의 46.1%를 복지비가 차지해 복지예산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강서 43.6%, 강북 38.6%, 관악 38.2%, 은평 37.4%, 중랑 37.2%, 도봉 35.5%, 마포 34.7%, 동작 34.2%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서초구는 16.8%로 최저를 기록했고 종로 18.1%, 강남 21.5%, 중구 22.5%, 용산 27.7%, 성동 29.5%, 송파 29.6%로 나타나 서초.강남.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가 모두 하위권을 형성했다.
<strong>◆이 구청장 왜 서울시장, 강남구청장 등 공격하나?</strong>
이 구청장은 서울시내 다른 구청장들과는 달리 서울시장과 강남구청장 등 을 잇달아 공격하는 행보를 보여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은 '큰 사람과 싸우면 커진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서울시와 갈등을 보였던 초고층 주상복합 건립 문제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초고층 주상복합 건립 문제는 도시계획적 절차에 따를 경우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보고 이같이 정치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우는 아이에 젖을 준다’는 속담처럼 문제 제기를 통해 여론을 환기시키려는 고도의 계산이 있어 보인다.
또 내년 6월 민선 5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원주민들에게 서울시장과도 한판 붙을 수 있는 배짱있는 구청장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시키는 것이 결코 손해볼 것 없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래저래 이 구청장의 잇단 공격적인 행보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strong>◆이노근 구청장 누구?</strong>
이 구청장은 195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 19회에 합격,서울시 주택기획과장, 금천.종로.중랑구 부구청장을 지내다 민선4기 노원구청장에 당선된 지방행정 전문가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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