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관 발언, 고환율 용인?'..'NO! 심리안정용일 뿐'

외환시장 참가자들 '고강도 개입 없을 듯', '개입 효과 극대화 시점 조율 의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급등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 상황과 관련 "잘 활용하면 수출 동력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외환당국이 고환율을 용인하는 스탠스를 표명한 것이냐는 의견이 불거지고 있다. 윤 장관은 25일 오전 과천청사에서 열린 제4차 '위기관리대책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의 근간인 수출 분야를 지속적인 점검해야 하며 올해 경상수지가 흑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장관의 발언은 전일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이 1516원까지 오르는 등 지난 1998년 이후 10년 만의 최고수준을 기록했음에도 경상수지 흑자를 위해 환율의 추가 상승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 바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윤증현 장관의 발언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당초 윤장관이 취임초기에 강조했던 시장 친화적인 정책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전일에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언급한 데 이어 시장 자율성에 맡기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대의 측면으로는 외환보유고 사용에 당국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부분과 취임초기 무리한 외환시장 개입 정책에 대한 자제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지난해 연고점인 1525원에 대한 레벨 부담이 있지만 이 레벨이 뚫릴 경우 1600원,1700원까지 갈 수 있다는 예상도 있어 당국도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무리수를 두면서 강하게 개입하기보다 한방향으로 환율이 움직일 경우 개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조율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당국개입으로 시장이 한바탕 혼란을 겪은 바 있는 만큼 1500원선에서 무리하게 실개입을 추진했다가 되려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만 가중시킬 가능성을 당국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외환시장 참가자는 "당국이 1500원에서 강한 개입을 단행해 1300원,1400원대로 밀린다 해도 오히려 반작용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날 오전 9시 39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0.3원 내린 1506.0원을 기록중이며 투신사 비드를 중심으로 한 역내 달러 수요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 외환당국 관계자는 "환율 상승과 관련해 부정적 측면만 부각돼서 시장 심리가 불안해진 것을 우려한 심리안정용 발언으로 봐야 할 것"이라면서 "수출확대를 위해 환율을 올려야 한다는 스탠스는 아니며 불필요하게 패닉상태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차원에서 플러스 요인도 있음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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