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 '과감한 추진 어렵지만 법·제도적 지원책 강구'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19일 정부가 발표한 ‘기업 구조조정 추진방향과 전략’에 대해 “지금은 과거 ‘IMF외환위기’ 때와 달리,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채권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되, 그 과정에서 시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등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정부가 조율에 나서고 법적,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이날 오후 과천청사 기자실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최근 실물경기가 안 좋아 기업 부실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막상 시장 사정을 보면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재정 상태가 건전한 편이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최악의 상황이 온다 해도 정부가 국회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다음달 중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제출에 맞춰 기업구조조정 기금 설치를 위한 자산관리공사법 개정도 함께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윤 국장과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겠다는 게 무슨 뜻인가.
- 개별 기업의 재무 건전성만으론 (구조조정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미국에서 자동차 산업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산업 연관 효과나 고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듯이 국민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다 보면 구조조정의 속도가 지연되거나 예상보다 규모가 작아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나.
- 만일 전체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이라면 채권은행이 수익성을 주요 판단 근거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개별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는 다른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형평성 문제 또한 감안해야 한다. 앞으로 실무협의를 통해 보완해갈 것이다.
▲기업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위해 세제지원이나 규제완화 등의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했는데.
- 구조조정과 관련한 세제지원은 금융기관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부채를 재조정할 경우 세제상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지난 ‘IMF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을 한 번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당시에 추진했던 방안들을 대부분 다 검토할 것이다. 규제완화 부분은 서비스산업 활성화 등 전체 성장 동력 확충과 경기 대응 등 일반론적인 언급으로 특별히 구조조정만을 위한 규제완화를 얘기한 건 아니다.
▲구조조정기금은 어떻게 조성되며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
- 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고유계정과 부실채권정리기금 등과는 별도로 만들어질 것이다. 구체적인 규모에 대해선 앞으로 부실이 어느 정도 확대될지 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만큼 좀 더 논의해봐야 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이 온다 해도 정부가 국회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준비해갈 것이다.
▲시기는 언제쯤.
- 3월 중 구조조정기금 설치를 위한 자산관리공사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을 전제로 국회에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할 때 함께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기금 재원을 정부 보증채로 하는 만큼 국회로부터 보증 한도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환란 당시와 비슷한 절차를 밟게 되나.
-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한 준비태세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구조조정펀드는 어떻게 운용되나.
- 과거 외환위기 땐 은행 중심의 금융 시스템이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채권은행의 결정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사모펀드를 조성해 구조조정 기업의 자산을 사고팔 때 ‘인센티브’를 주고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구조가 되면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도 시장에서의 조정이 가능하므로 그런 부분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민간에만 맡기면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산업은행 등이 참여할 수 있토록 하겠다.
▲‘인센티브’면 세제 지원을 의미하나.
- 그건 좀 더 검토해봐야 한다. 그러나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세제지원 방안을 함께 검토해나갈 것이다.
좀 더 검토해봐야. 일단 구조조정 관련 여러 가지 세제를 검토한다는 것.
▲구조조정기금이 공적자금인가, 아닌가.
-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협의의 공적자금은 아니다'고 했다. 광의로 본다면 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정부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하겠다는 게 될 것 같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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