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이 10년만에 자금조달을 이유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추진 중이다.
코오롱은 1999년에 사모 BW를 발행한 이후 줄곧 회사채만을 발행해온터라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조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코오롱 관계자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발행 시기, 행사 가격 등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고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현금을 추가 확보 할 수 있는 BW를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오롱은 글로벌 경제 위기로 돈의 흐름이 꽉 막힌 돈맥경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채권 시장도 얼어붙자 BW 발행을 결정하게 됐다. 특히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까지 조성되며 재정 공급이 늘고는 있지만 A등급 이하의 채권은 금리스프레드가 높고 유통이 쉽지 않아 정작 돈이 필요한 기업에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오롱은 BW발행을 위해 최근 한국기업평가에 신용등급 평가를 요청해 한기평으로부터 등급 BBB+(안정적)를 받았다.
코오롱 BW 발행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말부터 코오롱 BW 발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에서는 부정적으로 판단, 실제로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다.
이에 박대용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BW 발행 소식이 지난달 말부터 시장에서 돌았었고 그 충격으로 지난달 29일 주가가 6% 이상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하지만 1000억원 규모의 BW 발행후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약 5~9% 수준의 주당가치 하락이 예상되나 이 경우에도 적정주가는 3만5000원 이상으로 BW의 긍정적 측면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에비타(EV/EBITDA) 방식으로 사업가치를 산정할 경우 만약 1000억원 규모의 BW가 발행돼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약 20.5%의 보통주 주식수가 증가하게 된다"며 "그러나 이 경우 차입금 역시줄어 들어 올해예상 부채비율이 기존 179%에서 146% 수준으로 낮아지게 돼 BW를 발행해도 주당가치 하락폭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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