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주역, 한류스타에서 신세대 스타로 이양

[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중심이 기성세대에서 신세대로 옮겨지고 있다. 30대 대형 스타들이 주를 이루던 안방극장을 20대 청춘스타들이 점령하고 나선 것. 지난 연말 연초 김명민과 박신양, 송일국, 송승헌 등 30대 후반 이상의 기성 배우들이 주요 드라마의 대부분을 이끌어갔다면, 최근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2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신세대 스타들이 기성 대형 스타들을 압도하며 최근 드라마를 이끄는 주역으로 떠올라 신구간의 보이지 않는 긴장감까지 느껴질 정도다. 특히 월화드라마 부문에서는 확연히 신구간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보인다. 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 등 꽃미남 신세대 스타들이 이끄는 KBS ‘꽃보다 남자’가 방송되기 전만 해도 송승헌 연정훈 등 대형 스타들이 대거 포진한 MBC ‘에덴의 동쪽’은 경쟁사 드라마들을 애먹이며 지난 수개월 동안 승승장구해 왔다. 하지만 2주 전 엄청난 복병을 만나 결국 월화드라마 부문 시청률 정상의 자리를 내줘야했다. ‘꽃보다 남자’의 승전보는 올해 드라마 트렌드의 변화까지 예상케 하는 이변이었다. 시청자들의 취향이 전통적이거나 자극적인 것에 비해 신선하고 독특한 소재와 설정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꽃보다 남자'에서 귀공자 스타일의 소이정 역을 맡은 김범은 '에덴의 동쪽'에서 송승헌의 아역으로 출연한 바 있어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가 전작을 누르고 정상에 오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수목드라마 부문 역시 최지우와 유지태, 송일국 등 선배 배우들을 상대로 경쟁을 벌인 정일우와 윤진서가 가볍게 승리를 거머쥐면서 후배들이 전장을 장악하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수목드라마 부문 시청률 1위를 수성하고 있는 MBC ‘돌아온 일지매’는 사실 ‘베토벤 바이러스’, ‘바람의 나라’, ‘바람의 화원’ 등부터 시작한 화제작 3파전이 끝을 맺은 뒤 무주공산이 돼 버린 수목드라마 부문에 무혈(?)입성한 드라마다. 이 드라마 역시 ‘꽃보다 남자’처럼 처음부터 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치는 못했지만 최지우, 유지태 등 기성 톱스타들이 주인공으로 나선 SBS ‘스타의 연인’을 단박에 따돌리고 수목극 부문 정상까지 오르는 등 초반 상승세가 무섭다. 경쟁 드라마의 힘이 떨어지는 틈을 타 1위 자리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이 드라마를 이끄는 주인공 정일우와 윤진서가 신세대 스타로서 관록 있는 대형 스타들의 드라마와 맞서 선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꽃보다 남자’와 흡사하다. 다음 주면 KBS2 새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이 수목극 경쟁 3파전에 합류한다. 최명길과 전인화, 박상원 등 나이든 연기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주로 산뜻하고 트랜디한 드라마들이 주류를 차지하던 수목드라마 라인에 다소 진부한 주제에, 중견 연기자들이 대거 등장한 이 드라마가 얼마만큼 선전할지가 관심꺼리다. 신세대 스타들이 한류 대형스타들까지 물리치며 안방극장을 서서히 점령해 가고 있는 요즘 기성세대 대표 배우들이 명성과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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