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캠코·예보 보유 하이닉스 대우일렉 등이 대상
정부가 외자유치를 위한 고육책으로 공기업 등의 지분을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29일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현재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를 담당하는 지식경제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관련부처가 매각대상 공기업이나 공적자금 투입된 민간기업 지분의 해외매각에 대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정부는 2월 중순께 11개 관계부처 장관으로 구성된 외국인투자위원회(위원장 이윤호 장관)를 열어 올해 외국인 투자규모와 촉진책을 확정함과 동시에 해외 지분매각 우선순위기업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우리의 M&A 물건을 해외에 팔아 외화도 확보하고, 상대국과의 산업협력(유망 프로젝트 발굴)도 가능한 것을 찾아보자는 취지"라며 "예를 들면 공기업 중 산업은행이나 자산관리공사(캠코) 보유지분을 전체로 넘기거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민간기업의 정부 지분, 민영화 예정 공기업, 공기업 출자 매각대상 중 굵직한 기업 등이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산은이나 캠코, 예보가 지분을 보유중인 , 대우일렉트로닉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쌍용양회 등이 대상에 오른다. 또 공기업이 지분을 보유한 , GM대우, 대한생명, 벡스코 등도 주요 매물이며, 민영화하기로 한 뉴서울컨트리클럽, 한국자산신탁, 토지신탁 등 5개 공기업과 함께 지분 49%를 매각키로 한 인천공항공사도 외국자본에서는 눈여겨볼 만하다.
하지만 정부는 경영권 매각을 배제한다는 원칙하에 추진키로 하면서 매각의 실효성이나 효과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유례없는 세계경기 침체기에 제 값을 받고 팔기란 더더욱 어려워 헐값매각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하이닉스의 경우 채권단 지분(36%)을 모두 매각하면 경영권이 넘어가는 상황에 사실상 매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중국밖에 없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산업의 경우 신규진입자가 없는 상황에 기술이 없는 기업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며 "기술력을 지닌 하이닉스가 중국에 넘어갈 경우 사실상 처럼 돼버려 전체 국가적 이익에는 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적인 성격이 짙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해외에 지분을 일부만 매각하더라도 영국 히드로 공항 등의 사례에서 보듯 가격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외국인 직접투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유동성 경색현상이 벌어져 자금확보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인수자들이 쉽게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 알짜배기 공기업을 무리해서 매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상황에 짜낸 고육책으로 보이지만 신규 외자 유치보다는 외자 유출을 붙잡고, 이미 들어온 외국기업들에 대한 재투자 노력을 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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