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강소기업 해외신화]<2>휴맥스
셋톱박스 세계점유율 11%..'1조클럽' 눈앞</strong>
변대규 휴맥스 대표
1989년 연초 서울대 공대생 변대규와 친구 6명은 서울 신림동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다 자칭 '포장마차 결의'를 하고, 그 해 2월 사람을 세우는 기업이라는 뜻에서 '건인(建人)시스템'을 창업했다.
노래방 반주기에서 시작한 이 회사는 창립 만 9년 뒤인 98년 2월에 '(HUMAX)'로 변신하고 사업영역도 셋톱박스와 LCD-TV로 넓혔다. 현재 해외 사업장을 포함한 연결매출은 연간 8000억원대의 세계적인 셋톱박스 업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휴맥스의 역사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96년 유럽규격에 맞는 셋톱박스를 아시아 최초로 개발했으나 품질불량으로 절반을 리콜 당했고, IMF 외환위기때는 해태전자 등 거래처가 부도나 자금난에 빠졌다. 최대 거래처인 미국 최대 위성방송사업자 디렉TV의 공급 감소도 힘들게 만든 부분이었다.
그러나 휴맥스는 지난해 일본 JVC사에 제조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9900만달러 규모의 LCD-TV 공급계약에 성공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이어 미국에서의 HD방송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 디렉TV에 단독형 셋톱박스 수출이 재개됐고, HD PVR(개인용비디오녹화기) 수출도 예정되어 있다. 휴맥스 관계자는 "세계 셋톱박스시장이 오는 2010년까지 연평균 17~18% 이상 고성장이 예상돼 회사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휴맥스가 이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은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과 아웃소싱의 힘이 컸다. 2000년 독일을 시작으로 두바이, 미국, 일본 등 해외 12개국에 현지법인이 구축돼 90여개국과 거래하고 있다. 생산은 중국, 폴란드, 인도의 생산업체에 맡겨 운영 중이다. 회사 측은 "이 같은 포트폴리오가 지난해 대미수출 감소를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시장에서 만회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2008년 8월 독일에서 열린 IFA전시회의 휴맥스부스.<br />
휴맥스는 셋톱박스 부문에서 국내 1위, 세계 시장점유율 11.7%(2006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휴맥스는 '매출 1조원 클럽'의 꿈을 다시 꾸고 있다. 2006년에 6559억원을 정점으로 감소했던 매출(본사 기준)은 올해 6336억원으로 회복하고 내년에는 7290억원을 기록, 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매출이 1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힘입어 2003년 이후 한동안 두문불출하던 변대규 사장도 29일 창업 20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6년여만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변 사장은 간담회에서 휴맥스의 성공 대신 휴맥스의 도전과 실수의 경험이 한국 경제와 사회에 창업가 정신을 되살리는 작은 불씨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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