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금융사 등에서 빌린 돈으로 상장사 주식을 대량 매입해 경영권을 인수한 뒤 회삿돈으로 빚을 갚은 30대 검거에 나섰다.
서울 동부지검 형사5부(부장 함윤근)는 6일 이 같은 수법으로 범죄를 저지른 혐의(횡령)로 정모(3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활동에 착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7년 9월 초 금융사 등으로부터 143억원을 빌려 코스닥에 상장된 IT업체인 N사 주식 200만주(12.4%)를 150억원에 사들인 뒤 이 업체 대표이사가 됐다.
정씨는 같은달 13일 회사 공금으로 빌린 돈 중 60여억원을 갚았고, 10월4일에도 업무상 보관하고 있던 회삿돈 19억2000만을 빼내 채권자에게 송금했다.
또 중소 IT업체 H사 경영진과 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처남 명의로 H사 주식을 확보한 뒤 같은 해 12월 시가보다 50%나 부풀린 300억원에 H사를 인수하는 수법으로 회삿돈 100억원을 빼돌렸다.
이밖에도 정씨는 유령회사를 내세워 N사와 H사에서 각각 공금 16억원과 27억원씩을 횡령하는 등 2007년 9월부터 12월까지 두 회사로부터 모두 227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지난해 여름 N사 대표이사를 그만두면서 보유주식 대부분을 팔아치운 후 작년 말께 잠적한 상태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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