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서 '벌거벗은 살인마' 조형물 등장
벨라루스·타지키스탄 대통령은 트랙터·과일 선물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세계 각국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70번째 생일을 기념해 준비한 선물이 이목을 끈다. 친러시아 국가들은 잇따라 축하의 메시지와 선물을 전달하고 나선 반면 유럽연합(EU) 비공식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체코에선 푸틴 대통령을 조롱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조형물이 등장했다.
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체코 수도 프라하에선 '벌거벗은 살인마'라는 이름의 조형물이 세워졌다. 우화로 잘 알려진 '벌거벗은 임금님'을 연상시키는 이름의 이 조형물은 푸틴 대통령이 벌거벗은 채로 황금 변기에 앉아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는 최근 70번째 생일을 맞이한 푸틴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졌다. 올해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인 체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알려졌다. 전쟁 초기엔 폴란드와 함께 러시아 관광객 비자 발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앞서도 체코에선 한 단체가 이와 비슷한 모습의 푸틴 조각상을 전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달 프라하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 앞에 등장한 이 조각상은 푸틴이 오른손과 왼손에 각각 변기솔과 휴지를 잡은 채 금색 변기에 앉아있는 모습이다. 변기에는 마찬가지로 '벌거벗은 살인자'라고 적혀 있다.
체코 외에도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가운데 친러시아 국가들은 푸틴 대통령에 생일 축하 메시지와 선물을 전달하고 나섰다.
7일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알레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칠순 선물로 트랙터 상품권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고도 불리는 그는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담 참석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해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히며 "내가 사용하는 벨라루스산 최고의 핸드메이드 제품"이라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특별 주문 상품인 이 트랙터는 현재 벨라루스 기업인 민스크 트랙터가 조립 중이다.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멜론과 수박 더미를 푸틴에게 선물로 보냈다. CIS 회담장인 콘스탄티노프스키 궁전을 찍은 사진을 보면, 라흐몬 대통령이 선물로 가져온 멜론과 수박이 야외에 피라미드형으로 쌓여 있는 모습이 담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푸틴 대통령의 70세 생일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냈다. 이날(7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된 축전에서 김 위원장은 "생일 70돌을 맞아 진심으로 따듯한 축하 인사를 보낸다"고 했다.
그는 "오늘 러시아가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도전과 위협을 짓부수고 국가의 존엄과 근본 이익을 굳건히 수호하고 있는 것은 당신의 탁월한 영도력과 강인한 의지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당신은 오랜 기간 국가수반의 중책을 지니고 정력적인 활동을 벌여 강력한 러시아 건설의 웅대한 전략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괄목할 성과를 이룩함으로써 대중의 높은 존경과 지지를 받고 있다"며 "당신이 건강하고 행복할 것과 러시아의 번영을 위한 책임적인 사업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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