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기업이 도심지 터널 등을 뚫기 위한 거대 드릴인 '커터헤드(Cutter head)'의 설계 소요기간을 기존 한달 이상에서 3일 이내로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국토교통부는 세계 최초로 'TBM(Tunnel Boring Machine) 커터헤드 설계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핵심기술인 'TBM 장비 운전·제어 시스템'을 국산화하는데도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TBM은 도심지 터널, 하·해저터널, 장대 산악터널 등을 만들 때 사용하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터널공법이다. 과거 발파에 의한 터널공법과는 달리 터널 전단면을 기계·굴착하는 장비로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고 시공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첨단 건설기계다.
커터헤드는 터널을 뚫기 위해 사용하는 거대한 드릴로, 굴착기 전면에 위치한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이엠코리아 등 4개 민간회사가 국토부 연구개발(R&D) 사업에 참여해 이뤄낸 성과로, 2017년부터 올해까지 총 94억원이 투입됐다.
현재 TBM 설계·제작 기술을 보유한 독일, 미국, 일본, 중국, 호주, 캐나다 등 6개 국가들은 TBM 제작 및 운영기술을 철저하게 비공개로 관리하고 있어 원천기술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기술이었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TBM 커터헤드 설계자동화 시스템'은 기존에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커터헤드 설계를 3차원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지반 조건을 입력하면 이에 적합한 커터헤드의 설계가 자동으로 이루어지게 하는 첨단 기술이다.
현재 평균 한달 이상 소요되는 커터헤드 설계 소요기간을 설계 자동화 기술을 통하면 3일 이내로 완료할 수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TBM 장비 운전·제어 시스템'은 커터헤드 회전속도, 굴진방향 등을 자동 제어하고 운전하는 TBM 운용의 핵심 기술로서 일부 선진 국가에서만 보유한 기술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터널굴착 공사 시 소음, 진동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TBM을 활용한 기계식 굴착방식이 증가하는 추세다.
TBM을 활용할 수 있는 세계 시장 규모는 매년 크게 성장할 전망이어서 기술개발의 효용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TBM 이용 시장은 2010년 약 11조원에서 지난해 약 55조원으로 5배 커졌다.
이상주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TBM 커터헤드 설계자동화와 운전, 제어 시스템 개발은 우리나라 건설기술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큰 쾌거"라며 "국내 중소기업에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통해 내수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