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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막차 타자" 300명 몰린 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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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인천송도지점 아파트 잔금대출 신청고객
문 열리기 2시간 전 줄서고 생활자금 대출 문의도 쇄도
"수도권 매수심리 크게 위축 전월세가격 상승 가능성"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18일 오후 4시반께 NH농협은행 인천 송도시티지점. 영업시간이 끝난 지 30분 정도가 지났지만 이 지점에는 수십여명의 고객들이 남아 대출상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정부가 전날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6ㆍ17 부동산 대책)에 연수구가 포함되면서 '대출 막차'를 타기 위해서였다. 이날 이 지점에는 문이 열리기 2시간여 전부터 대출을 문의하는 고객들의 긴 줄이 늘어섰고 하반기 준공을 앞둔 아파트 수분양자 300여 명이 몰려 잔금대출 신청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6ㆍ17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새롭게 지정된 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19일부터 기존 70%에서 40%로 낮아졌다. 예를 들어 주택가격이 5억원이라면 대출 가능 금액이 기존 3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다만 18일 전산 접수분까지는 이전 규제가 적용돼 해당 지역 내 지점들에는 이날 하루 종일 매매계약서를 들고 부랴부랴 뛰어들어온 고객들과 대출길이 막힌 고객들의 하소연성 문의가 쏟아졌다.


다른 은행들 상황도 비슷했다. A은행의 송도지점 관계자는 "이날 하루 동안 기존 부동산 계약을 했다가 대출은 나중에 받으려고 했던 고객들이 수 십여명이 몰려 들었다"면서 "18일까지 대출 신청을 안 하면 LTV가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부랴부랴 문의하고 대출 접수를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기존 대출을 늘려받거나 생활자금을 위해 대출을 받으려고 했던 이들의 문의도 끊이지 않았다. B은행 안양지점 관계자는 "생활비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고객들도 이번 규제에 적용되는지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면서 "새로운 규제가 적용되기 전에 대출을 최대로 받겠다는 등 당장 자금이 급한 실수요자 중심의 신청 움직임이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전세대출 수요자들은 하룻밤 새 '날벼락'을 맞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대출 상담을 위해 은행을 방문한 C씨는 "이번 대책이 갭투자를 막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도 막는 처사"라고 하소연했다. 전세대출이 서민을 대상으로 한 여신상품이라는 점을 정부가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전세에서 자가로의 정상적인 이동을 막지 않기 위해 일부 예외를 인정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이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던 전세가격 상승을 더욱 촉발시키는 풍선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더욱 위축된 매매수요 심리가 임대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4년여간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전세시장은 최근 수도권 및 5개광역시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4월 기준으로 수도권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은 3억1000만원, 서울은 4억8000만원으로 2년 전에 비해 3000만~4000만원 껑충 뛰었다. 대구 중구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2억5000만원(84㎡기준)으로 2년 전에 비해 3800만원 올랐고 대전 서구의 경우 2억1000만원(84㎡기준)으로 약 2500만원 상승했다. 보유세 등 세금도 인상되면서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하거나 전세보증금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무주택자의 시름을 더욱 깊어지게 한다.



손은경 KB금융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장기화 및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으로 서울 및 수도권의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전월세 임대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주택시장 위축세가 지속된다면, 전세 전환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지적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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