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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까지…통상·중동 2개 전쟁 직면한 韓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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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 비상체제 가동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도하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칠 충격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 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단기적으로 국제유가와 물가, 무역수지 부담 확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상호관세 무효화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과 중동 리스크라는 겹악재가 현실화했다.


정부는 1일 정오께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습 사태와 관련한 비상대응반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재경부 주재로 열릴 관계기관 합동 상황점검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이번 사태가 한국경제에 미칠 여파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관계기관 공조 하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며 재경부 각 부서에 긴밀한 대응 태세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까지…통상·중동 2개 전쟁 직면한 韓경제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이 보복 공격으로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하자 이스라엘 소방관들이 미사일 낙하 현장에서 차량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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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사태의 파장이 실물경제로 번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의 수입선으로, 전 세계 원유의 약 20%, 해상원유의 약 40%가 이곳을 거친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다수의 유조선이 페르시아만과 외해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 운항 통과를 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 해역을 지나는 선박에 대해 보험사들이 기존 보험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상 보험료를 급격히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외신보도도 나온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이 실질 봉쇄될 경우 우회로 확보가 마땅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물량은 홍해쪽 파이프라인을 통해 우회할 수 있지만 실효 용량 등의 측면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봉쇄 가능성은 낮지만 선박 나포 등의 방식으로 실질 봉쇄되고 군사적 충돌이 확산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는 배럴당 60달러 후반 수준인 현재보다 배 이상 높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세계 경제가 시계제로 위기에 빠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을 부추기고 외환·주식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벌써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주말로 국제유가 선물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장외 선물시장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75.33달러까지 올랐다. 전장 대비 약 12%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누적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으로 국제유가는 이미 올해 들어 약 20% 상승한 상태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직전인 지난 27일(현지시간) 이란 공습 가능성이 반영되며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3% 급등했고, 미군이 중동에 집결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최후통첩한 지난 19일에도 6개월래 최고치(2%)로 치솟은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까지…통상·중동 2개 전쟁 직면한 韓경제 (사진출처:AP연합) AP연합뉴스

핵심 공급망 길목에서 발생한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 경제의 타격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화 판결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 확대 속 중동에서 전면전까지 터져 2개의 전쟁에 직면할 경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수출이 많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에 미치는 피해는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제유가 상승은 기업 비용 증가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유가 10% 상승 시 수출단가는 2.09% 상승하고 수출물량은 2.48% 감소한다. 전체 수출액은 0.3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 급등은 물가 자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오르며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향 안정화되는 데는 공급 확대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이 주효했다. 유가 급등세가 장기간 이어지면 정부의 물가경로 예측도 달라질 수 있다. 재경부는 지난달 경제성장전략 발표 때 올해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를 배럴당 62달러 수준으로 전제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유가와 직접 연동된 공업제품과 전기·가스·수도부터 영향을 받게 된다.


일각에서는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공급망 혼란, 무역수지 적자 등 다중위기를 불러온 것과 같은 충격이 다시 한번 한국 경제를 강타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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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전날 미국·이스라엘 타격 이후 4시간 만에 비상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석유·가스 수급과 국제가격 동향, 선박 운항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현재 수개월 분의 비축유와 비축의무량을 상회하는 수준의 가스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수급 위기 대응력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와 업계는 중동 상황이 악화될 경우 자체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전국 9개 비축기지에 저장된 비축유 방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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