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항공기, 이륙 후 他국가 들러 주유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후 석유 수급난
미국 에너지 봉쇄 조치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쿠바가 한 달간 항공기 연료 공급을 중단한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쿠바는 이러한 내용을 각 항공사에 통보했다. 유럽의 한 항공사 관계자는 쿠바 당국이 쿠바에 취항하는 항공사에 오는 10일 0시부터 쿠바에서 항공기 급유가 불가능하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쿠바에서 출발하는 장거리 항공기들은 이륙 후 다른 국가에 들러 추가 급유해야 한다. 에어프랑스는 자사 항공기의 경우 카리브해의 다른 지역에서 연료를 보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에너지 봉쇄 조치의 여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쿠바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쿠바와 석유 거래를 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오랫동안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려온 쿠바는 지금까지 주로 베네수엘라로부터 석유 공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석유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이후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미국과 대화할 뜻이 있다"면서도 "압박에 굴복해 대화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쿠바 정부는 지난 6일 국영기업의 주 4일제 도입과 연료 판매 제한 등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한 비상조치를 발표했다. 버스·철도 운행 감축, 일부 관광 시설 폐쇄에도 돌입했다. 각 학교는 단축 수업을 시행하며, 대학들은 출석 요건을 완화할 예정이다.
한편 멕시코는 쿠바에 원유 대신 식량 등 생필품 지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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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외교부는 8일 "우유, 분유, 육류, 과자, 쌀, 참치와 정어리 등 생선, 식용유 등 구호품 800t을 실은 선박 2척을 쿠바로 보냈다"고 발표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쿠바에 석유 공급을 재개하기 위해 미국과의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멕시코에 대한 제재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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