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통과 후 법사위 못 넘어
美·中 SMR 개발 속도전 치열
SMR 특별법 통과 타이밍 중요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수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허가 등 제도적 내용을 담은 이른바 'SMR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원전 강국인 한국이 SMR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국회에 따르면 29일 본회의에서 SMR 특별법은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SMR 특별법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충권·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안 등이 낸 법안이 합쳐진 것이다. 주요 내용은 SMR 기술 개발 및 실증을 촉진하고, 인허가 절차 간소화, 전략산업 지정 및 금융·수출 지원 등이다.
특별법은 지난해 12월 소관 상임위인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통과했다. 현재 특별법은 본회의로 넘어가기 전 법사위원회 체계·자구 심사를 거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특별법 내부 조항을 놓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는 SMR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의 SMR 대시보드에 따르면 세계 18개국에서 74개 SMR을 개발 중이다. 미국이 27개로 가장 많고, 이어 프랑스(10개), 일본(6개), 러시아·중국(5개), 한국(4개)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SMR의 일종인 토륨 용융염 원자로(TMSR·Thorium Molten Salt Reactor) 기술을 개발해내면서 국내 기업들은 위기감이 커졌다. 중국과학원은 지난해 11월 물 없이도 작동할 수 있는 4세대 원자로 TMSR을 이용해 토륨을 우라늄 핵연료로 변환하는 실험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최초로 토륨을 용융염(고온 액체 상태인 소금)로에 투입해 가동한 후 실험 데이터를 얻어낸 사례다.
미국은 원자로 설계를 가속화 할 수 있는 정책 개선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미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DOE)가 차세대 핵원자로 건설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의 엄격한 안전 및 보안 지침을 대폭 완화하겠다는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7월까지 최소 3개의 차세대 상업용 원자로를 가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세부 규정을 수정해 핵원자로 관련 기업들의 행정적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전 세계가 이처럼 SMR 확보를 위해 속도 경쟁전을 펼치고 있지만, 국내 SMR은 아직 제도적 기반이 되는 특별법도 통과되지 않고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SMR 특별법은 이른 시간에 통과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절차가 지연되면서 한시가 바쁜 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MR은 기존 원자력 법안으로는 다뤄지기에는 한계가 있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 "미국·중국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데 법이나 제도 개선이 지연되면 속도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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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을 발의했던 황정아 의원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SMR 특별법은 탄소중립과 동시에 산업을 혁신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이라면서 "기술개발도 필요하지만, 인허가·실증 사업 등도 필요한 상황이라 입법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정이 공동으로 원했던 법이었던 만큼 국회가 책임 있게 응답할 차례인 것 같다"면서 "AI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지금도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 폭증할 수 있기에 특별법 통과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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