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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세계가 주목한 K-바이오, 이제는 '증명'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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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행사장이잖아요? 여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어차피 못 들어가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가 진행 중이던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하워드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나이트' 행사장 앞을 지나던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얘기가 여러차례 들려왔다. 코리아 나이트는 한국바이오협회가 주최하는 글로벌 네트워킹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북미·유럽·아시아 주요 바이오텍과 글로벌 제약사·투자사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스탠딩 리셉션 기준 65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사전 참석 신청자만 1500명이 넘었다고 한다. 코리아 나이트는 이제 '해외에서 한국이 모이는 자리'를 넘어 '글로벌이 한국을 찾아 모여드는 곳'으로 완전히 변모한 인상이었다.

[기자수첩]세계가 주목한 K-바이오, 이제는 '증명'할 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가 진행 중이던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하워드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나이트' 행사장이 참석자들로 꽉 차 있는 모습. 한국바이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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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나이트에서만 이런 분위기가 확인된 게 아니다. JPMHC 전반에서 한국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국에도 이런 회사가 있었나"처럼 존재를 확인하는 단계에서 임상·상용화 등 구체적인 경쟁력을 확인·검증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어떤 임상 데이터가 있는가", "타깃 적응증은 무엇인가", "플랫폼 기술은 얼마나 재현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가"를 따지는 질문이 오갔다는 것이다.


JPMHC 현장에서 인터뷰한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한국 바이오를 따로 케어해주는 느낌을 받았다"며 "최근의 주식시장 분위기 때문인지, 한국 바이오에 관심 없던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도 관심을 보이는 점이 특히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위상의 변화가 곧 신약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JPMHC 현장에서 만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서구 빅파마들이 중국을 적극적으로 찾던 흐름이 이어졌다면 이번 JPMHC에서는 '중국 다음은 한국'이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한국이 넘어야 할 '자본'과 '임상' 고도화의 벽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빅파마가 선호하는 후기 임상, 즉 수백 명 단위의 대규모 임상 데이터가 아직 한국 바이오텍에게는 충분치 않다 보니 한국은 여전히 '초기 기술' 중심으로 평가받기 쉽다는 것이다. 기술이전 계약에서 전임상~임상 1상 등 초기 임상 단계의 후보 물질은 가치를 높게 평가받지 못한다.


이 대표는 "기술이전으로 수익을 내고 그 자금으로 임상을 더 밀어붙여 상업화까지 가는 모델이 이상적"이라며 "한국 기업이 '초기 기술'에서 '임상·상업화'로 넘어가야 빅파마와의 협상력도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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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으로 대표되는 CDMO(위탁개발생산),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 기본기와 체력을 쌓았다. 그간 축적한 규제 경험·자본을 바탕으로 신약 리스크를 감내하고 임상으로 증명해야 한다. 코리아 나이트 앞의 긴 줄은 K-바이오의 또다른 출발 신호였을 뿐이다.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기자수첩]세계가 주목한 K-바이오, 이제는 '증명'할 때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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