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HC 2026 샌프란시스코서 개막
합산 시총이 1경4000조원에 달하는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모였다. 빅테크와 빅파마의 인공지능(AI) 신약 협업이 공개되고 새로운 모달리티(치료 접근법)에 대한 발표가 이어지면서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레미 멜먼 JP모건 헬스케어 부문 공동 대표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에서 열린 제 44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JP모건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에서 제44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가 막을 올렸다. 제레미 멜먼 JP모건 헬스케어 부문 공동 대표는 이날 개회사에서 "샌프란시스코에서 긴 역사가 있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바이오산업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하는 자리"라며 "올해는 9000명 이상의 참석자가 1만 2000건이 넘는 투자자 미팅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바이오텍, 헬스케어, 메드테크, 진단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며 "자본력이 탄탄한 기업들이 M&A(기업 인수합병)를 성장 전략의 핵심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모든 활동을 통해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983년 21개 기업, 합산 시총 40억달러(약 5조8880억원)로 시작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44년만인 올해 1500여개 기업, 합산 시총 약 10조달러(약 1경4720조원) 규모로 커졌다. 9000명 이상이 모이고 전체 미팅은 3만2000건에 달하는 '자금·파트너링의 최대 장'으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주요 발표가 이뤄지는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은 물론 메리어트·인터콘티넨탈 호텔 등 컨벤션홀을 보유한 대두분의 호텔은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호텔 로비의 전광판은 각 제약사들의 미팅 일정으로 가득찼다.
올해 개막식에서 가장 눈에 띈 키워드는 'AI 기반 신약개발의 산업화'였다. 엔비디아와 미국 최대 제약사로 꼽히는 일라이 릴리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5년간 최대 10억달러(약 1조4720억원)를 투입해 공동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연구소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인 '베라 루빈'(Vera Rubin)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능력을 확장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신약개발용 생성형 AI 모델 업데이트도 함께 공개했다. AI가 설계한 후보물질이 실제 실험실에서 합성 가능한지를 더 잘 판별하도록 개선한 모델 등을 내세워, 제약사가 자사 플랫폼을 엔비디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위에서 고도화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강조했다.
이번 JPMHC의 기업 발표도 AI가 밸류체인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화이자는 AI가 지난해 56억달러(약 8조 2460억원) 비용 절감에 기여했고 올해에는 특히 제조를 중심으로 AI의 접목을 확장하겠다고 못 박았다. 노바티스는 플랫폼 기반 파이프라인과 향후 2년간 15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AI 기반으로 도출해 임상 시험 계획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사노피도 AI를 포함한 분석 역량으로 우선순위 재정렬과 BD(외부도입) 실행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J&J는 로보틱스 등 차세대 플랫폼을 키우는 동시에, 미국 내 연구개발(R&D)·제조에 550억달러(약 81조200억원)를 투자하고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은 공식 발표와 비공개 미팅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존재감을 넓히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메인 트랙에서 사업 현황과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알테오젠·휴젤·디앤디파마텍 등은 아시아·태평양 세션 발표와 파트너링 미팅을 병행하는 구도다. 국내에서는 JP모건 헬스케어가 매년 약 1500개 기업, 8000명 이상이 모이는 글로벌 투자·협력 무대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는 '재계 3세'의 현장 행보도 눈길을 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은 "이번 JPM 참가는 전략본부장으로 참석하는 만큼 글로벌 파트너십과 파이프라인 및 신규 모달리티의 가치 극대화를 위한 협력 기회를 적극 모색해 SK바이오팜의 성장 스토리를 보다 입체적으로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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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도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잠재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것이 이번 행사의 핵심 목적"이라며 "ADC 역량을 앞세운 시러큐스 캠퍼스와 하반기 완공될 최첨단 송도 캠퍼스의 이원화 생산 전략을 비즈니스 경쟁력으로 내세워,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실질적인 계약 체결로 이어지는 유의미한 비즈니스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미국) =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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