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진, 픽셀 간 간섭 줄인 '준평면 광추출 구조' 개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고질적 한계로 지적돼 온 내부 빛 손실 문제를 해결해 같은 전력으로 화면 밝기를 2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스마트폰과 TV 등 디스플레이의 핵심 성능을 좌우하는 밝기와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승협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OLED의 평면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광효율을 대폭 높일 수 있는 '준평면 광추출 구조'와 새로운 OLED 설계 방법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준평면 광추출 구조 개요 및 사진. 연구팀은 먼저 유한한 크기의 발광·수광부에서 복사 전력 전달을 최대화하는 기초 설계를 수행한 뒤, 곡선부의 곡률과 직선부의 기울기를 정밀하게 제어한 준평면 광추출 구조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구조에 되맞아 반사되며 손실되던 빛을 최소화하고, 제한된 공간에서 더 많은 빛이 외부로 방출되도록 했다. 그 결과 제안된 구조는 구조를 적용하지 않은 OLED는 물론, 동일 크기의 마이크로렌즈 어레이(MLA)를 적용한 OLED보다도 더 높은 밝기 향상을 보였다. 연구진 제공
OLED는 색 표현이 뛰어나고 얇고 잘 휘어지는 장점 덕분에 스마트폰과 TV에 널리 쓰이지만, 여러 겹의 유기물 박막 구조로 인해 내부에서 생성된 빛의 80% 이상이 반사·흡수돼 열로 사라진다. 이 때문에 외부로 방출되는 빛의 비율, 즉 외부 양자 효율(EQE)은 약 20% 수준에 머물러 왔다.
픽셀 크기 고려한 설계…'무한 평면' 가정에서 탈피
그동안 반구형 렌즈나 마이크로렌즈 어레이(MLA)를 OLED 위에 부착해 빛을 끌어내는 방식이 제안돼 왔다. 그러나 반구형 렌즈는 구조가 돌출돼 평면성을 해치고, MLA는 충분한 효율을 내려면 픽셀보다 훨씬 커야 해 픽셀 간 간섭(크로스토크) 문제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OLED를 무한히 넓은 평면으로 가정하던 기존 설계에서 벗어나, 실제 디스플레이에서 사용되는 '유한한 픽셀 크기'를 고려한 광학 설계법을 제시했다. 각 픽셀 내부에서 생성된 빛이 옆으로 새지 않고 화면 정면으로 방출되도록 구조를 최적화한 것이 핵심이다.
함께 개발된 준평면 광추출 구조는 OLED 표면을 거의 평평하게 유지하면서도 빛을 효과적으로 외부로 끌어내는 초박형 구조다. 두께는 약 50마이크로미터(?m)에 불과하지만, 두께가 2밀리미터(mm)를 넘는 반구형 렌즈에 가까운 광추출 효율을 구현했다. 기존 마이크로렌즈 어레이와 유사한 두께를 유지해 플렉서블 OLED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나노미터 단위의 OLED 소자 구조부터 밀리미터 단위의 광추출 구조까지 아우르는 통합 광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계를 동시에 최적화했다. 그 결과, 새 구조를 적용한 OLED는 외부 양자 효율(EQE) 48.0%, 전류 효율 192 cd/A를 기록해 기존 소자(EQE 35.6%)와 MLA 적용 소자(EQE 35.4%)를 모두 넘어섰다.
배터리·발열·수명 개선 기대
이번 기술을 적용하면 같은 전력으로 더 밝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배터리 사용 시간 증가와 발열 감소, 디스플레이 수명 향상 효과가 기대된다. 연구팀은 OLED뿐 아니라 페로브스카이트·양자점(QD) 기반 차세대 디스플레이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학부생 연구프로그램(URP)에서 출발했다. 제1저자인 김민재 학생은 "수업 중 떠올린 작은 아이디어가 실제 연구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유승협 교수는 "수많은 작은 픽셀로 이뤄진 디스플레이에서도 간섭을 줄이면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했다"며 "OLED는 물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의 확장 가능성도 크다"고 강조했다.
김민재 신소재공학과 학사과정(현 스탠퍼드대 박사과정)과 김준호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사(현 독일 쾰른대 박사후연구원)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2025년 12월 29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초고효율·광학적 크로스토크 없는 OLED 디스플레이를 위한 유한 횡방향 준평면 광추출 구조(Near-planar light outcoupling structures with finite lateral dimensions for ultra-efficient and optical crosstalk-free OLED displays)"이다.
이번 연구는 KAIST 학부생 연구프로그램(URP)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미래디스플레이 전략연구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전자부품산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과학을읽다]OLED 화면 밝기, 같은 전력으로 2배 밝아졌다](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6010910015585150_1767920515.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