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아바도 음악감독 취임 기자간담회
伊명문 아바도家…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삼촌
"삼촌 위대한 분…푸치니에 대한 생각은 달라"
"서울 음악수도로 발전…듣는것이 가장 중요"
예술의전당은 개관 30주년이었던 2023년 영국 로열 오페라하우스와 협력해 이탈리아 작곡가 빈첸초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를 공연했다. 노르마는 3500여개 십자가로 가득 채운 무대 연출로 화제를 모았다.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았고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아바도가 지휘봉을 잡았다.
그때 첫 인연을 맺은 아바도가 국립심포니 제8대 음악감독에 취임해 올해부터 3년간 국립심포니를 이끈다. 아바도는 7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오케스트라와 만날 때 첫 몇 초간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함께 처음 연주한 곡의 첫 반응이 대단히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아바도 음악감독은 "노르마는 대단히 이탈리아적인 작품이어서 이탈리아가 아닌 외국 오케스트라가 이 곡을 연주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국립심포니는 제가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바로 구현해 굉장히 놀랐다"고 덧붙였다.
아바도는 지난해 7월 베르디의 레퀴엠으로 국립심포니와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는 "레퀴엠도 모든 것이 너무 쉬웠고 자연스럽게 흘러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퀴엠 공연 뒤 국립심포니에서 예술감독을 제안했고 아주 열광적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아바도는 3년의 임기 동안 세 가지 방침을 정하고 하나씩 달성해나겠다고 밝혔다. "첫째는 낭만주의 작곡가 멘델스존과 슈만, 두 번째는 괴테와 음악, 세 번째는 셰익스피어와 음악이다. 멘델스존과 슈만은 동시대를 살았지만 그들이 발전시킨 음악은 아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 템페스트, 한 여름밤의 꿈 등 수많은 오페라에 영감을 줬다."
아바도의 가문은 이탈리아의 명문 음악가 집안이다. 라 스칼라 극장 음악감독(1968~1986),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1979~1988), 빈 국립오페라 음악감독(1986~1991),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1989~2002) 등을 역임하고 2014년 타계한 지휘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그의 삼촌이다.
아바도 감독은 클라우디오 삼촌에 대해 "기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위대한 오케스트라 지휘자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는 푸치니가 위대한 작곡가라고 생각하는데 삼촌은 그 부분을 확신하지 못해 푸치니 음악을 연주하지 않았다"라며 자신과 삼촌의 생각이 달랐다고도 했다.
아바도 감독은 이탈리아 음악에 대한 강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알레그로, 아다지오, 포르테 등 음악의 지시어는 모두 이탈리아어다. 음악은 이탈리아에서 탄생해서 유럽 외 나머지 국가들로 확산됐다. 이러한 음악적 전통을 상속받았다는 점에 자긍심을 갖고 있다."
새롭게 깊은 연을 맺게 된 한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몇 년 전부터 유럽은 한국이라는 열병을 앓고 있다. 영화, K팝, 패션, 음식 등 한국의 예술과 관련된 모든 것에 유럽이 흥분하고 있다. 한국의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세계 어디를 가나 한국의 음악가들을 만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여러 음악 수도들이 존재하는데 지금은 서울이 음악 수도로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 한국에 왔을 때 1년 내내 서울에서 음악 축제가 열린다는 사실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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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도 음악감독은 재직 중 교향곡과 오페라 음악 모두에 관심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장르가 아주 다르고 또 달라야 하기 때문에 두 장르를 모두 접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두 장르에서 모두 경험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듣는 것"이라며 "듣는다는 것은 음악에만 한정되지 않으며 인간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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