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산외 지역 백화점 중 처음, 10년 4개월 만
국내 최고 수준 명품 경쟁력, 고객 경험 혁신 주효
정지영 사장 "국내 대표 럭셔리 리테일 위상 강화"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개점 10년 4개월 만에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2015년 8월 오픈한 이후 5년 4개월 만인 2020년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 '연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이번엔 최단기간 연 매출 '2조 백화점' 타이틀까지 거머쥔 것이다.
28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판교점은 누적 매출 2조원을 돌파, 지난해 판교점의 매출(1조 7300억원)보다 약 16% 신장했다. 올해(1월~10월) 국내 백화점 매출 신장률이 2%대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서울과 부산 외 지역에서 2조원을 돌파한 백화점은 판교점이 처음이다.
초기부터 럭셔리 상품기획(MD) 전략을 강화한 점이 이런 성과를 만들어 내는 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판교점은 2015년 오픈 이후 루이비통을 비롯해 까르띠에·티파니·불가리·피아제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연이어 유치해왔다. 연 매출 1조를 달성한 2020년 12월 이후에도 에르메스(2022년)·그라프(2023년)·디올(2023년)·롤렉스(2025년)·고야드(2025년) 등 최상위 명품 브랜드를 경기지역에 최초로 선보였다. 판교점은 현대백화점 전체 점포 중 가장 많은 96개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명품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초고가 시계·주얼리 매출 신장세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판교점의 올해 럭셔리 워치·주얼리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1.4% 증가하며 전 점 평균(28.9%)을 크게 웃돌았다.
판교 지역은 물론 서울·경기 등 넓은 광역 상권 고객을 보유한 점도 이런 성과를 만들어낸 배경이다. 판교점은 주변에 IT기업이 밀집돼 있어 젊은 고소득층 유입이 활발하고 신분당선을 비롯한 철도 교통망과 경부고속도로·분당수서로 등 주요 간선도로가 인접해 수도권 전역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다. 실제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VIP 고객 중 20~30대 비중은 2023년 처음 30%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32.5%를 기록하며 증가하는 추세다.
판교점과 10km 이상 떨어진 광역 상권에서 찾는 원정 고객 수도 매년 늘고 있다. 광역 상권 고객 매출 비중은 오픈 첫해인 2015년 38.6%에서 올해 55.6%로 늘어났다. 이는 현대백화점 전 점 광역 상권 평균 매출 비중(30%)보다 20%P 이상 높다.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전체 VIP 고객 중에서 원거리 방문 고객 비중은 78.2%에 달한다. 경기 동남권(용인·수원·과천·안양, 13.7%)과 경기 동부권(여주·이천·하남, 9.8%) 등 경기지역 외에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33.1%)와 서울 성동·용산구 등 강북 지역(13.1%)은 물론, 인천 등 기타지역(8.5%)에서도 판교점을 찾고 있다.
체험 콘텐츠 중심의 고객 경험 혁신 전략을 펼친 것도 긍정적이었다. 판교점은 개점 초기부터 '경험을 팔아라'를 콘셉트로, 오프라인 유통의 패러다임을 '쇼핑'에서 '체험'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해왔다. 국내 백화점 중 유일하게 운영 중인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이 대표적이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의류 매장 40~50개를 입점시킬 수 있는 공간(2736㎡, 830평)을 아이들을 위한 2개의 전시실과 그림책 6500권으로 채웠다. 2015년 오픈 이후 10년간 100만명 이상이 다녀갔을 정도로 가족 단위 고객들의 복합문화공간이자, '킬러 콘텐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업계 최대 수준의 식품관(1만 3,860㎡, 4,192평)도 판교점의 경쟁력 중 하나다. 현재 판교점 식품관에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미식 트렌드를 이끄는 120여 개 맛집과 식음료(F&B) 매장이 입점해 있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도 고객 경험 중심의 콘텐츠 혁신을 지속해 판교점을 국내 럭셔리 리테일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내년 1월 중 1층 루이비통 매장을 대폭 확장해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며, 신규 IP 콘텐츠 개발, 대형 테넌트 시설 보강 등 체험형 복합 문화 공간을 확대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VIP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기존 운영 중인 5개 VIP 라운지 외에 추가로 최상위 VIP 고객을 위한 라운지 신설도 계획 중이다.
지금 뜨는 뉴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판교점의 성과는 단순한 매출 확대가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이 '무엇을 팔 것인가'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앞으로도 고객 경험 혁신과 리테일 패러다임을 선도하며 국내 대표 럭셔리 리테일의 중심축으로서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