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표도서관 붕괴로 작업자 4명 사망
13일 광주 남구 주관 체육회 체육대회 강행
출판기념회 연기·추모글 잇따라 올려놓고
지역구 국회의원·구의원 모두 거절했는데
'조직 관리에만 치중하는 이중적 모습' 지적
작업자 4명이 숨진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와 관련, 당국의 매몰자 수색과 책임 규명을 위한 수사가 한창일 시기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이 남구체육회원들이 모인 체육대회에 참석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청장은 '사고 수습과 마음을 모으는 시기'라며 20일 예정된 출판기념회를 연기한 모습과 달리 체육회 행사는 강행하면서 내년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직 관리에만 치중하는 등 잿밥에만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광주 남구체육회 등에 따르면 광주 남구와 체육회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진월동 남구 다목적체육관에서 한마음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광주 남구 체육회가 주최했고, 남구가 주관했다.
행사에는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을 비롯해 체육회 내 21개 종목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참여했다. 체육회는 이날 행사에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구의원들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 시기상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참석을 거절했다.
행사에 유일하게 김병내 남구청장만 참석한 것을 두고, 불과 이틀 전인 지난 11일 광주 서구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공사장 붕괴로 작업자 4명이 매몰된 상황 속 곧바로 예정된 출판기념회를 연기한 것과 달리 이중성을 띤 위선적인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김병내 청장은 지난 11일 본인의 SNS에 "참담한 사고로 우리 모두가 무거운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다"며 "오는 20일 예정돼 있던 저의 출판기념회는 사고 수습과 마음을 모으는 시간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어 매몰자 4명의 수습을 마친 이날도 SNS에 "광주 대표 도서관 붕괴 사고로 네분이 희생됐다. 갑작스럽게 닥친 참담한 비극은 가족과 동료, 그리고 우리 모두의 가슴에 형언할 수 없는 큰 슬픔을 남겼다"며 "너무나 안타까운 희생의 무게를 가슴에 새기며, 다시는 같은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김병내 청장은 체육대회 축사에 백운광장 사업과 국민체육진흥센터, 글램핑장 설립 등을 언급하며 본인의 치적 홍보도 함께했다.
이어 이날 김 청장은 "얼마 전에 좋은 꿈을 꿨다. 그 꿈을 여기 참석자분들께 나눠드리니 돌아가는 길에 복권을 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주 남구체육회 관계자는 "행사를 두 달 전부터 이미 준비했었다"며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것을 고려해 축소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1시 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 조성 중이던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공사장 일부가 붕괴해 4명이 매몰돼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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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찰청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이날 광주대표도서관 원청사인 구일종합건설을 비롯해 철근콘크리트, 감리, 설계 등 공사와 관련한 6개 업체의 8곳을 압수수색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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