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내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설비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다친 근로자는 외주업체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소 후문 쪽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인력 70여명과 장비 30여대를 투입해 약 1시간 만인 오후 3시 49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열교환기 보온·버너 교체 작업을 하던 외주 협력업체 직원 2명이 2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지점은 석탄을 고온·고압 상태에서 가스로 전환해 연료로 쓰는 IGCC 설비 배관과 열교환기가 모여 있는 구역으로, 서부발전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폭발 원인과 화재 경위를 조사 중이다. 화재가 설비 내부 어디까지 번졌는지, 발전 설비 가동 중단 규모와 피해액도 현재 집계가 진행되고 있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이 어떤 안전수칙에 따라 작업했는지, 작업허가서 발급과 가스 차단·가스 농도 측정 등 기본적인 '폭발·화재 위험 작업'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향후 경찰·고용노동부 조사를 통해 규명될 전망이다.
태안화력 내 IGCC 화재는 이번이 두 번째로, 2023년 1월 이후 약 3년 만에 다시 발생했다. 지난번 사고 때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해 화재를 진압했고 인명피해는 없었다.
IGCC는 석탄을 고압 연소시켜 얻은 합성가스를 연료로 해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로, 2016년 8월 준공됐다.
회사 측은 "정확한 피해 규모와 설비 상태를 파악 중이며, 관계 기관과 함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진화가 완전히 마무리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합동 감식에 들어가 폭발 지점과 발화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도 산업재해 여부를 검토해 필요할 경우 근로감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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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사고는 2018년 같은 발전소 석탄설비에서 일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사망 7주기(12월10일)를 앞두고 발생했다. 노동·시민단체는 10일 오전 9시 태안화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현장 추모제를 열 계획이어서,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실태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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