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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이 흔든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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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주도 구조로 프로듀서 권한 급속 약화
한국에도 시사점…균형, 쉽게 무너질 수 있어

스트리밍이 흔든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 붐비는 영화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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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할리우드에서 작품의 기획부터 완성까지 전체 과정을 책임지는 '커리어 프로듀서'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스트리밍 플랫폼이 제작 주도권을 쥐면서 권한, 보수, 크레딧 전반에서 밀려나고 있다. 단순한 직업군의 위상 문제가 아니다. 콘텐츠 산업의 기반 자체를 흔드는 구조적 전환이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19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문의 분석 기사를 내놨다. 지적한 현상은 제작자 권한 약화, 예산 압박, 크레딧 혼란 같은 개별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두 스트리밍 플랫폼이 제작 주도권을 쥐면서 생긴 단일한 구조 전환의 연속적 결과다.


할리우드의 전통 제작 방식에서 프로듀서는 작품의 핵심 조율자다. 원작 발굴, 감독·배우 섭외, 예산·일정 관리, 후반 작업까지 이들이 책임지는 수직적 제작 구조가 수십 년간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 동안 스트리밍 거대 기업들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통제하면서 제작의 중심은 프로듀서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이 변화는 제작비 운용 방식까지 뒤흔들었다. 플랫폼들이 수익성 압박 속에서 제작비를 축소하고 제작 편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위험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예산권을 플랫폼이 잡으면서 프로듀서의 협상력과 권한은 자연스럽게 줄었다. 이 권한 공백을 배우, 투자자, 에이전시가 채우면서 크레딧 체계는 흔들렸다. 한 작품에 프로듀서 수십 명이 이름을 올리고, 실제 제작 현장을 총괄한 프로듀서가 배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올해 개봉한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데드 맨스 와이어'가 대표적 예다. 무려 프로듀서 아흔세 명이 참여했다고 발표돼 업계를 놀라게 했다. 버라이어티는 이를 두고 "스트리밍 시대의 대표적 파열음"이라고 평가했다.


스트리밍이 흔든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 영화 입장권을 구매하는 관객 연합뉴스

'트랜스포머'·'지.아이.조' 시리즈의 프로듀서 로렌조 디 보나벤투라는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프로듀서는 내러티브와 감정의 정직성을 지키는 마지막 방어선"이라며 "이 역할이 약해지면 관객이 먼저 손실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는 제작자의 위상이 단순한 직무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 품질과 산업 내 균형의 문제로 연결된다는 의미다. 제작자는 감독, 각본가, 배우, 스태프, 투자사 사이의 이해를 조율하며 작품의 일관성을 지켜낸다. 이 역할이 흔들리면 산업은 장기적으로 기획력, 품질, 창작자 보호라는 핵심 기반을 잃게 된다.


한국은 할리우드와 시장 규모나 제작 방식이 다르지만, 스트리밍 플랫폼 중심 구조가 강해진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이미 플랫폼 주도 제작 체제의 확산, 예산권 집중, 제작 생태계 재편 같은 징후가 나타나기도 했다.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콘텐츠의 일관성과 품질 관리 체계가 무너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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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콘텐츠 산업이 최근 몇 년간 이룬 성과는 창작자와 제작자, 플랫폼이 적절한 균형을 유지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 균형은 생각보다 쉽게 무너질 수 있다. 플랫폼의 자본과 배급망을 활용하되 제작 현장을 책임지는 프로듀서의 권한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할리우드의 위기는 아직 이 질문에 답할 시간이 있다는 신호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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