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종교·상업성 배제한 순수 민간 협력기구 선언
전 국정원장·장관·언론계 인사 동참
남북관계가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민간이 먼저 길을 열어 한반도 평화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새로운 흐름이 등장했다. '남북교류 협력협회'가 1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이번 창립에는 100여 명의 발기인이 참여하며 남북 간 교류·협력의 민간 플랫폼을 구성했다.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은 취임사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경험을 회고하며 현 상황의 절박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한반도는 과거보다 더 깊은 냉전의 그늘 속에 있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나 종교·상업적 목적과 무관한 순수 민간의 지속적 움직임이야말로 미래를 여는 해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가 남북 대화의 공간을 다시 만들고 통일의 물꼬를 여는 실질적 주체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축사에 나선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남북 협력의 실용성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 협력은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보장과 경제 발전의 기반"이라며 "교류가 일회성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될 수 있도록 민간이 앞장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축사자로 나선 이동한 전 세계일보 사장은 과거 북한을 방문해 김용순 노동당 비서를 인터뷰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현재의 냉각 국면을 비판적으로 짚었다.
그는 "네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거쳐 풀릴 듯했던 긴장이 지금은 더욱 악화했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치 논리를 배제한 민간 차원의 다원적 접근이 절실하다. 남북교류 협력협회가 그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창립총회는 단순한 조직 출범을 넘어 남북 교류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발기인들은 오찬을 함께하며 협회의 중장기 활동 계획과 해외 민간 교류 모델 등을 논의했다. 모두가 "남북 간 교류의 문을 여는 것이야말로 민족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창립식에서는 '홀로 아리랑' 합창과 태극기를 활용한 창작 무용 등 남북 화해를 기원하는 공연도 펼쳐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참석자들은 "분단의 상처와 냉전의 얼음을 녹이는 첫걸음이 민간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창립 의미를 되새겼다.
행사장을 취재한 기자는 협회 주요 인사들을 연이어 만나며 행사 분위기를 직·간접적으로 확인했다.
한 발기인은 "정부 간 대화가 어려울수록 민간이 움직여야 한다"며 "이 협회가 남북 간 신뢰 회복의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정권·이념을 초월해 꾸준히 이어갈 민간 플랫폼이 꼭 필요했다"며 협회 출범에 깊은 기대를 드러냈다.
남북교류 협력협회는 향후 ▲문화·예술·학술 교류 ▲비정치적 인도·사회 협력 ▲청년·시민사회 프로그램 ▲해외 동포 네트워크 연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중심의 교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은 "우리의 소원 통일의 새봄이 오길 바란다"며 창립총회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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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색된 남북 관계 속에서 다시 한번 '민간'의 힘에 주목하는 계기로 보인다. 협회가 선언한 '비정치·비종교·비상업' 원칙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지속가능한 교류 모델로 구현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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