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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맥] 나쁜 소식은 빠르고 정확할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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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식 우선’ 원칙에 담긴 교훈
때론 솔직함이 신뢰·협조 얻는 길

[정책의 맥] 나쁜 소식은 빠르고 정확할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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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처럼 오랜만에 가족이 모였다가 헤어질 때면, 앞으로는 좋은 소식만 오가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나누곤 한다. "복된 좋은 소식을 가져오는 자의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라는 성서의 구절도 그런 마음을 담고 있다. 그러나 세상에는 좋은 소식보다 먼저 들어야 하는 소식도 있다. 영화 '대부' 1편에서 마피아 보스 콜레오네의 법률자문 톰 하겐은 이렇게 말한다. "콜레오네는 나쁜 소식을 즉시 듣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불편한 진실일수록 빨리 알아야만 최선의 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보고하는 직원은 좋은 소식을 먼저 전해 나쁜 소식의 충격을 완화하려 하고, 상사는 오히려 나쁜 소식을 먼저 듣기를 원한다. 준비되지 않은 낙관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당나라의 태종 이세민은 직언을 서슴지 않던 위징을 곁에 두고 정관의 치를 이뤘다. 그는 "거울은 얼굴을 비추지만, 위징은 나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다"고 했다. 불편한 소리를 듣는 용기가 곧 훌륭한 통치의 시작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특별감찰관을 지명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권력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이야기라도 기꺼이 들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든다면, 그것은 위징을 곁에 둔 당태종의 리더십과 닮아 있을 것이다.


필자는 변호사로 일하면서 '나쁜 소식 우선(Bad News First)'의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러 번 느꼈다. 해외 소송 중 법원 판결이 지연되던 어느 날, 1심에서 패소할 것이라는 불리한 정보를 입수했다. 모든 것이 불확실했지만, 그 사실을 거래 상대에게 즉시 알리기로 했다. 혹시 계약을 파기하면 어쩌나 걱정도 있었지만, 진실 위에 서야만 다음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매수인은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정보가 정확함을 확인했다며 "패소하더라도 계약은 그대로 이행하겠다"고 했다. 필자는 기적을 경험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불리한 정보를 감추지 않고 진실을 공유하는 태도에 대하여 상대방도 정직하고 성실하게 반응한다는 현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불리한 정보를 숨기지 않을 때 오히려 신뢰가 깊어진다는 사실을 그때 배웠다. 진실은 불편할 수 있지만, 관계를 견고하게 만든다.


사람은 대체로 듣기 좋은 이야기만 내세우려 한다. 그 뒤에는 진실을 말하면 불이익이 따를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솔제니친은 공산주의를 '거짓말 위에 세워진 체제'라 규정하며, 거짓의 뿌리는 공포라고 했다. 두려움이 진실을 가리면 사회도, 개인도 병든다. 그래서 나는 업무에서 언제나 사실관계를 가장 중시한다. 불리해 보이는 사실일수록 가능한 한 빨리 드러내야 한다. 처음에는 불리하다고 여겨졌던 사실들이 나중에 다른 사실들과 합하여 생각해 보면 보다 유리한 진실의 큰 그림을 구성하는 한 개의 조각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의뢰인들에게 항상 말한다. "좋은 소식만이 아니라, 나쁜 소식도 먼저 알려달라."


'Bad News First'의 원칙은 단순한 보고 방식이 아니다. 그것은 두려움을 넘어 진실과 마주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며, 결국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오래된 말씀으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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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만 변호사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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