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얼굴을 지우니 본질이 더 선명해졌다[라임라이트]

시계아이콘01분 2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신현빈, 영화 '얼굴'로 발견한 새로운 가능성
"보이지 않는 것이 때로는 가장 깊어"

얼굴을 지우니 본질이 더 선명해졌다[라임라이트] 배우 신현빈
AD

배우 신현빈이 얼굴을 지웠다. 영화 '얼굴'에서 정영희를 연기하며 얼굴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다. 외모 때문에 차별받는 여성을 그리면서, 역설적으로 외모에 의존하지 않는 연기를 완성했다. "얼굴이 안 나온다는 게 어렵고 두려운 부분이지만, 이런 기회가 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신현빈에게 이 작품은 제약인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이었다. 목소리와 몸짓, 그리고 감정의 결만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히 그려내야 하는 전에 없던 도전이었다. 얼굴 없는 배우에게 목소리는 곧 정체성. 어떻게 내야 할지 연상호 감독과 함께 고민했다. 처음엔 듣기에 불편한, 편안하지 않은 목소리를 시도했다. 하지만 촬영 직전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조금 불편하게 들리는 목소리를 여러 버전으로 만들어봤어요.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각장애인인) 임영규(박정민)는 청각이 남들보다 예민한데, 더 불편한 소리로 느낄 수 있겠구나. 그럼 이 사람이 좋아할 수 있을까?' 호감을 느낄 수 있는 톤을 찾아야겠다고 생각을 바꿨어요. 그렇게 연기하다 보니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변주됐어요. 엄마한테 하는 말투, 친구한테 하는 말투가 다르듯이요. 얼굴이 나오지 않으니까 그 차이가 도드라지게 나타나더라고요."


얼굴을 지우니 본질이 더 선명해졌다[라임라이트] 영화 '얼굴' 스틸 컷

신현빈은 자세와 걸음걸이로도 정영희의 변화를 표현했다. 여직원들을 추행하는 백주상(임성재) 사장과 갈등을 겪으면서 구부정했던 어깨는 점차 펴지고, 걸음에는 힘이 생긴다.


"구부정한 자세를 일이 고돼서만이 아니라 위축된 마음,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가족에게조차 부정당한 사람으로 살아온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자기다운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대목부터 자세나 걸음을 조금씩 바꾸었죠. 전보다 더 힘 있게, 더 바로 서려고 했어요."


연기보다 더 공들인 부분이 있다. 정영희의 내면 파악이다. 신현빈은 외모 차별은 물론 임영규에 대한 배신감, 그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의지를 동시에 표현해야 했다.


"정영희와 임영규 모두 자신을 그대로 봐주는 사람을 처음 만나요.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호의를 가지고 대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간절했겠어요. 하지만 둘은 근본적으로 달라요. 임영규는 남들이 정해놓은 것, 남들의 기준을 많이 신경 써요. 정영희는 남들이 뭐라고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고요. 그 간극이 파국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특히 정영희는 이 사람마저도 나를 다른 사람들처럼 본다는 사실에 절망이 컸을 거예요. 자기를 유일하게 이해한다고 여겼던 사람이니 감정적으로 크게 무너졌겠죠. '당신도 내가 못생겨서 그러냐'는 대사를 하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얼굴을 지우니 본질이 더 선명해졌다[라임라이트] 영화 '얼굴' 스틸 컷

배역에 대한 이해는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는 제약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정영희라는 인물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AD

"우리에게 정영희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바깥의 이야기에 흔들리지 않고, 무엇이 옳은 이야기인지 구분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만들어가는 게 인생에서 중요하니까요. 연기도 마찬가지 같아요. 이번 작품으로 '하나의 표현에 제약이 생긴다고 해도 그게 전부는 아니구나, 오히려 다른 부분에서 가능성을 더 열 수 있구나'라는 믿음이 생겼어요. 보이지 않는 것이 때로는 가장 깊이 보이는 듯해요."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