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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108조원 사상 최대인데…이재명 정부 세제개편서 '찬밥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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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배당하는데 왜 빼나" 형평성 논란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로 커졌지만,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투자 업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배당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면서 정작 배당성향이 90%를 넘는 리츠를 뺀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국리츠협회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리츠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신동수 한국리츠협회 연구원장이 제도개선 방안을 발제했고, 오윤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김완용 한양사이버대 교수, 권오현 숭의여대 교수, 황규오 국토부 부동산투자제도과 사무관, 김재현 ESR켄달스퀘어리츠운용 본부장 등이 토론에 나섰다.


리츠 108조원 사상 최대인데…이재명 정부 세제개편서 '찬밥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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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윤 한국리츠협회장은 개회사에서 "지난해 '리츠 100조원' 기념행사를 했는데, 올해 7월 108조원이 됐다"며 "일본과 싱가포르는 우리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시장 규모는 각각 20배, 12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리츠 배당소득에 세금을 전혀 매기지 않고, 일본도 취득세 60% 감면 등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며 "우리나라는 좋은 정책 수단임에도 투자자 인센티브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세제개편에서 고배당 기업에는 분리과세 혜택을 주면서 90% 이상 의무배당하는 리츠는 명시적으로 제외했다.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정 협회장은 정부가 리츠를 고배당 분리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이유에 대해 "정부 쪽에서 '이미 분리과세 혜택을 받고 있지 않느냐'는 점과 '법에 따라 90% 이상 의무배당을 하니, 제도에 포함시켜도 배당이 늘어나는 효과가 없지 않느냐'는 점을 근거로 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현행 분리과세 제도는 5000만원 한도, 3년 보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제외 등 제약이 많고 절차도 복잡해 실효성이 거의 없다. 2023년 기준 전체 투자자 1인당 혜택이 1000원 수준이었다"고 했다.


리츠 108조원 사상 최대인데…이재명 정부 세제개편서 '찬밥 신세' 정병윤 한국리츠협회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협회 본사에서 열린 '리츠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최서윤 기자

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리츠는 418개, 자산규모는 108조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400개·100조1000억원)보다 각각 4.5%, 7.9% 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상장 리츠도 25개로 불어나 시가총액이 8조8624억원에 달했다. 특히 주택리츠를 통한 임대주택 공급이 20만가구에 육박하는 등 정책·민간 시장에서 모두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 배당 증가' 기업에는 분리과세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도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 배당하는 리츠는 아예 제외했다. 협회는 "배당성향이 훨씬 높은 리츠를 빼는 건 역차별"이라며 "형평성에 어긋나고,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정부가 주식시장만 바라보는 '편식형 세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신동수 연구원장은 '리츠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개선 제안'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현행 제도의 실효성 부족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그는 "현행 리츠 분리과세 제도는 투자금 5000만원 한도, 3년 이상 보유, 매수 때마다 별도 신청, 3년간 금융소득종합과세 비대상자일 것이라는 조건 때문에 사실상 이용률이 극히 낮다"며 "2023년 기준 전체 투자자 1인당 평균 세제 혜택이 981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리츠 108조원 사상 최대인데…이재명 정부 세제개편서 '찬밥 신세' 상장리츠 개인 주주의 투자금액. 한국리츠협회 제공

신 연구원장은 "이번 정부 세제개편안에 리츠를 포함하더라도 세수 감소는 16억6000만원 수준"이라며 "반면 리츠 배당소득세 감세는 실질적인 배당 확대와 투자 매력 회복으로 이어져 시장 활성화 효과가 훨씬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장리츠 투자자의 90.68%(40만4796명)가 투자금 5000만원 이하인 소액투자자이고, 전체 투자자의 99.98%가 소액주주"라며 "리츠는 국민 자산형성과 노후소득 안정에 기여하는 중요한 투자 수단이므로 세제 혜택에서 배제하는 것은 정책 방향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상장 리츠 개인 투자자는 총 44만6418명이다. 이 중 투자금이 5000만원 이하인 40만4796명(90.68%)만이 현행 분리과세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 반면 투자금 5000만원을 초과했지만 연 배당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4만1622명(9.11%)은 세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 협회는 "고액 투자자뿐 아니라 안정적 배당을 노리는 중산층 투자자 상당수가 제외돼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투자자 이탈이 현실화하면 상장 리츠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더구나 더불어민주당이 공약으로 내건 '주택리츠 확대' 정책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 최근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대체할 수 있는 프로젝트 리츠 제도를 도입했지만, 세제 불이익이 지속되면 시장 안착은커녕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김재현 본부장은 "현재 리츠의 안정성과 배당성을 기반으로 노후 대비를 위해 리츠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많다"며 "세제개편안에서 리츠가 제외된다면 많은 투자자가 이탈하고, 이는 리츠 시장의 불안정뿐만 아니라 노후 자금의 안정적 운용을 어렵게 해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리츠 108조원 사상 최대인데…이재명 정부 세제개편서 '찬밥 신세' 1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리츠협회 본사에서 열린 '리츠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리츠협회 제공

이어진 토론회에서 김완용 교수는 "리츠 세제 개선은 단순한 조세 형평성 차원이 아닌, 노후소득 다변화와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국가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했다. 권오현 교수는 "현행 리츠 투자금 5000만원 한도의 배당소득 저율 분리과세는 효과가 미미하다"며 "배당소득 기준 2000만원 수준으로 투자 한도를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특례제도를 통한 일몰제 적용이 아니라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상시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황규오 사무관은 "리츠를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며 “하반기 법안심사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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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의 경우 리츠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리츠 배당소득세를 100% 면제하고, 일본은 취득세·등록세를 대폭 감면한다. 미국은 부동산을 리츠에 현물출자할 때 양도세 과세이연 혜택까지 준다. 이 덕분에 싱가포르의 상장리츠 시총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에 육박하고, 일본도 2.2%를 기록했지만, 한국은 0.3%에 불과하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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