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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컬처]신지의 결혼 논란을 지켜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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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컬처]신지의 결혼 논란을 지켜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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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혼성 댄스 그룹이 가요계의 대세였던 시절이 있었다. 쿨, 잼, 룰라, 유피, 스페이스 에이, 샾(S#ARP) 등등이 활약했던 90년대다. 정박의 빠른 리듬에 팔자 좋은 사랑 타령을 얹은 노래들은 그 시절 젊은이들의 해방구 역할을 했던 나이트클럽에서 틀기 딱 좋았다.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나이트클럽도 혼성 댄스 그룹도 약속이나 한 듯 사라져버렸다. 오직 한 팀! 코요태만이 30년 세월을 버텨내며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오랜 세월 팀을 지켜냈다는 점도 대단하고, 지금까지도 90년대의 음악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 긴 세월 얼마나 많은 장르가 유행했다가 사라졌는지를 생각해보면 기적 같은 일이다. 패션계에 비유하면, 스키니 진만 30년째 만들면서 여전히 성업 중인 패션 브랜드인 셈. 신지, 김종민, 빽가. 데뷔 당시 고등학생이거나 갓 스물이었던 멤버들은 이제 40대 중반이 되었다.


그런데 유일한 원년 멤버인 신지가 결혼 소식을 알린 후, 축하와 응원 대신 논란과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결혼 상대자인 가수 문원에 관련한 논란을 이 글에서 굳이 일일이 언급하지는 않겠다.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은 조금만 검색해 봐도 기사가 쏟아질 것이다. 내가 방송국에 입사한 이후만 쳐도 연예인 결혼 소식이야 백 번도 더 있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다. 왜 이럴까?


신지가 그 어떤 연예인보다 더 대중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로 오래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나이 서른 넘은 국민 중에서 신지 노래를 안 들어본 사람이 있을까? 수많은 사람이 자기 가족 일인 양 감정이입하고 걱정한 일은 그녀가 얼마나 폭넓은 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지를 반증해준다. 나조차도 신지가 먼 친척 여동생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니. 하필 상대가 연예인인 이유도 있다. 그의 언행이 대중에게 고스란히 노출되다 보니 검증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낸시 랭이 왕진진에게 당한 충격적인 사기 결혼이 겹쳐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댓글을 보면 그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


당연히 당사자들도 이런 논란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각자의 입장도 내놓았다. 문원은 여러 의혹에 대해 일부는 인정하고 일부는 부인했다. 신지는 소속사와 함께 모든 의혹이 사실무근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며칠 전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에서는 자신의 결혼 때문에 생긴 논란 때문에 코요태의 다른 멤버들까지 욕을 먹거나 팬들이 등을 돌릴까 봐 무섭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수많은 악플 중에서 '코요태는 이제 끝났다'라는 악플에 제일 가슴 아팠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나도 울컥했다.


그렇다면, 여기까지다. 아무리 신지를 좋아하고 걱정하는 팬이라고 해도 가족은 아니다. 심지어 가족이라 해도 당사자의 의지가 이 정도로 확고하다면 강제로 결혼을 막을 방법은 없다. 특히 문원에 대한 여러 의혹이 사실이라 해도, 이미 결혼 전에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를 저질렀던 왕진진과 동급으로 취급하는 여론은 선을 넘었다. 그러니 이제 그만하자. 축하를 도저히 못 하겠다면 걱정하는 마음의 크기만큼 응원해주자.


돌아보면 코요태만큼 모범적인 연예인도 없다. 가수로서도 예능인으로서도 세 멤버 모두 논란이나 불화는커녕 미담과 우정만이 가득한, 우리에게 기쁨만 준 캐릭터였다. 언제 들어도 신나고 희망찬 그들의 노래처럼 말이다. 신지가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 당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차고 넘칩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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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SBS라디오 PD 소설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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