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삭스 팬 남성과 기념사진 찍으려고"
"교황 이름 새긴 유니폼·모자 바티칸으로 보내"
새 교황 레오 14세가 화이트삭스 모자를 쓰고 공식 석상에 자리한 모습이 공개됐다.
12일(현지시간 )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매주 열리는 정례 일반 알현 행사에서 사제모를 벗고 화이트삭스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화이트삭스 모자를 쓰고 교황을 알현하러 온 남성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다.
CNN은 화이트삭스 야구모자는 흰색 법의와 색다른 조화를 이룬다면서 "전통적인 교황복 복장 규정을 깨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레오14세의 야구를 향한 애정은 당선될 때부터 드러났다. 레오14세의 형은 레오14세가 화이트삭스의 팬임을 밝히면서 2005년 월드시리즈에 참석한 교황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화이트삭스에 대한 레오14세의 사랑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레오14세가 시카고 시민들이 사랑하는 술병이나 핫도그를 들고 있는 사진 등이 AI 이미지로 등장하는 등 화제가 됐다. 레오14세가 졸업한 빌라노바 대학교 학생들은 교황이 교복 입은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해 공유하기도 했다.
팬들은 급기야 화이트삭스가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2005년 월드시리즈 1차전 중계화면에서 직관 중인 교황을 찾아냈다. 감색 화이트삭스 점퍼를 입고 진지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교황의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졌다. 화이트삭스는 교황이 앉았던 관중석 좌석에 기념 조형물을 설치했다.
컵스에 비해 팬층이 얕은 화이트삭스는 '교황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AFP는 "화이트삭스는 교황을 구단의 아이콘으로 삼았다"면서 "교황의 이름을 새긴 유니폼과 모자를 바티칸으로 보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화이트삭스 홈구장인 레이트 필드 인근 상점에선 교황이 배트를 휘두르는 이미지의 티셔츠가 날개 돋친 듯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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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패션은 늘 화제가 됐다. 앞서 베네딕토 16세는 붉은색 명품 맞춤 구두를 신었고 2007년 패션지 에스콰이어의 '올해의 베스트드레서' 액세서리 부문에 선정됐다. 프란치스코 1세 교황은 베네딕토 16세가 선호했던 고풍스럽고 화려한 액세서리에서 벗어나 소박하고 심플한 예복과 실용적인 검은색 구두를 선택했다. 또 중세시대부터 교황이 두르던 털 달린 벨벳 케이프 대신 흰색 겉옷을 입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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