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일까지 인상없다" 발표
시한 다가오며 1% 인상 관측
경쟁사 대비 현지생산 적어
인상 땐 가격경쟁력 악화 우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내 자동차 판매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앞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4월 "6월2일까지 가격 인상은 없다"고 밝혔는데, 그 시한이 다가온 것이다.
현지 재고 물량이 조만간 소진될 가능성이 크지만, 도요타 등 경쟁사보다 현지 생산 규모가 작아 가격을 올릴 경우 시장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2일 콕스오토모티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미국 현지 생산능력은 올해 본격 가동을 시작한 메타플랜트(HMGMA)를 포함해 연간 100만대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생산 규모는 연 80만대로, 판매 대수인 170만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판매한 자동차의 절반 이상을 미국 이외 지역에서 공급했다는 얘기다.
현지생산 규모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다소 낮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270만대를 판매한 GM은 미국 내 17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도요타는 판매량 233만대 중에 절반을 약간 웃도는 120만대 생산능력이 있다.
경쟁사 대비 현지 생산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관세에 따른 가격 영향은 더 민감하다. 늦출수록 손실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이르면 다음 주부터 미국 판매 중인 모든 모델의 권장 소매 가격을 1% 내외로 인상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관세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정기적인 가격 정책 검토라는 입장이다.
관세 인상분을 언제, 얼마나 가격에 반영할지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단계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미국 내 가격 정책에 대해서 정해진 바 없다"면서 "현지 시장 상황에 따라서 대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확보한 재고를 최대한 활용해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4월 초 미국에서 현대차 재고 소진 기간을 94일, 기아는 62일로 예측했다. 하지만 관세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가 몰리며 예상보다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 내 판매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시행, 검토하고 있다. 포드는 지난달 픽업트럭 매버릭 등 3개 차종 가격을 최고 2000달러 올렸고 일본 스바루도 일부 신차 모델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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